자유총연맹 보유한 한전개발 인수 추진… 노조 반발 거세져
껍데기뿐인 기업 인수 왜?… 모종의 거래 있었나 의혹 확산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한라그룹(회장 정몽원) 부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8년 만에 되찾아 온 만도를 통해 자유총연맹이 보유한 한전산업개발 지분 31%를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한전산업개발의 경영권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쉽지 않다. 더군다나 한전산업개발 노조도 자유총연맹의 지분 매각에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그야말로 첩첩산중(疊疊山中)인 상태다. 이 때문에 한라그룹이 만도인수 후 4년 만에 벌인 생존 행보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봉착했다.
한전산업개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만도가 본격적인 실사를 재추진 중이지만 하루가 멀다고 쓴 맛(?)을 되새기고 있다.
만도는 지난 5월말께 자유총연맹이 보유한 한전산업개발 31%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업 실사를 추진했다. 하지만 한전산업개발 노조 측이 대주주인 자유총연맹의 지분 매각을 반대, 저지하면서 인수가 무산되고 말았다.
한전산업개발 노조 측은 “이번 매각으로 공무원으로서의 신분 보장이 어려워지고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고용보장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실사가 완료된다 해도 문제는 있다. 자유총연맹 지분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만도는 2대 주주인 한국전력과 마찰이 예견된다.
한전산업개발의 지분 구조는 최대 주주인 자유총연맹이 31%, 한국전력이 29%를 보유 중이고, 그동안 한국전력은 자유총연맹에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매각한 이후에도 이사 선임 등 일정 부분 경영권에 대한 보장을 받아 왔던 터다.
이 때문에 만도가 자유총연맹 지분 31%를 인수하더라도 2대 주주인 한국전력과 경영권 참여 보장 등의 또 다른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도 숱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만도로선 여간 신경이 쓰인다. 그것도 일종의 ‘모종의 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조심스럽다.
‘모종의 거래’ 루머로 곤욕 잃기도
현재 사정기관을 통해 알려진 이 내용은 자유총연맹이 지분을 한라그룹에 인도하면 자유총연맹의 고위임원이 한전산업개발 대표 자리에 오른다는 설이다.
회전문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한전산업개발 측이 이 부분에 강하게 불만을 품고 자유총연맹 고위임원에 대한 비리를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박창달 자유총연맹 총재의 불편한 진실을 모으고 있다는 루머도 있다. 실제 이 소문의 사실여부를 떠나 거론되고 있는 내용만으로도 양측에 치명적인 타격이 가능하므로 발설될 경우는 업계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접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공기업 선진화 정부 정책에 따라서 2012년 말까지 한국전력이 지분을 전량 매각을 하게 돼 있는데, 한국전력이 보유한 지분 29%를 다른 일반기업이 인수할 경우 만도와 지분 경쟁은 불가피하게 전개될 가능성 또한 높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는 옛말처럼 하나에서 열까지 한전산업개발 인수는 만도로서는 모든 과정에 걸쳐 신경 써야 하는 형국이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만도의 주가도 연일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만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70%(7500원) 떨어진 1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6%대의 하락세에 이어 이틀간 주가가 11%가량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한라그룹컨소시엄이 한전산업개발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만도가 재무적 부담을 진 것을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꼽았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만도가 지출하는 자금은 출자금 300억 원에 더해 FI로부터 보장수익률 5.5%로 되사주는 거래인 풋백옵션으로 빌린 400억 원"이라며 “3년 뒤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이자까지 포함하면 만도에서 총 768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만도가 본업과 무관하게 자금을 유출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