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3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초청특강에서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충정과 호의로 드리는 말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선공후사의 자세와 절제된 언행을 보면 자질 면에서는 공공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러나 이런 자질이 당 운영에 반영됐을 때 당의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점을 볼 때 공공성에 대한 의식,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식의 능력이 국가에 발휘되면 굉장히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또 "(박 전 위원장의) 자질이 민주적으로 표출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 소홀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의사결정 구조가 투명하지 않고 폐쇄적이어서 고독한 결단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정치부 기자의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데 대해 "정치부 기자 상대 조사에서 대통령이 돼선 안 될 후보 1위로 박 전 위원장이 꼽혔다면 이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당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쪽에서는 국가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불린 윤 전 장관은 대선 전망에 대해 "야당 후보 중 누구도 독자적으로 박 전 위원장을 꺾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안 원장이 위력적인 지지로 결합해 야당이 새 흐름을 만들면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경제민주화와 정치현안'을 주제로 강연을 한 윤 전 장관은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대세"라고 전제한 뒤 "경제권력이 국가권력을 압도하고 국가가 재벌의 이익에 봉사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역대 정권도 예외 없이 대기업의 경제연구소 보고서를 활용했다"며 "여기에는 대기업의 이익이 녹아있는 것으로, 이것은 절대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