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뭄으로 농산물 작황과 수습에 비상이 걸림에 따라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박 장관은 29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방문을 마친 뒤 현장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가뭄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하거나 부진이 예상되는 노지 밭작물은 비축물량을 늘리고 수입을 통해 수급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104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농민의 어려움을 낮추고자 범정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가뭄으로 등급이 떨어진 작물을 공공부문이 소비해 농민의 고충을 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양파와 마늘 등 비축물량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고 수입처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파는 의무수입물량을 할당 관세로 전환하고, 할당 관세 적용물량도 올해 2만1000t에서 총 11만t 수준으로 늘리되 수입 시기는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의무수입물량 2만1000t을 4월까지 조기에 도입키로 했다.
대파와 감자는 가격불안이 해소될 때가지 농협유통을 통해 헐값에 팔고 대파의 할당관세 적용도 추진한다.
이밖에 정부는 지방물가 안정을 위해 상반기 특별교부세 200억 원과 광역특별회계 500억 원을 각각 7월과 8월에 지원하고 내년에는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내년에는 자치단체 공모사업 17개에서 물가안정 자치단체를 우대해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개인서비스 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된 ‘착한 가격업소’를 6월에만 전국 4600여 개를 추가 지정하는 등 착한 가격 업소 제도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하반기 물가에 대해 박 장관은 “유럽재정 위기 등의 여파로 경기 회복세가 지연돼 수요 측면의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제 곡물 가격이 엘니뇨, 가뭄 등 기상이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이 앞으로 농산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돼 국제농산물 가격을 견인하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밭작물 작황이 부진해 채소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식품수산부에 따르면 양파는 최근 1kg 도매가격이 1684원으로 평년에 비해 21.1%, 전년 대비 39.2%나 올랐다. 대파는 1kg 도매가격이 3029원으로 한달 전보다 57.5%, 평년에 비해 59.9%, 전년 동기 대비 85.5%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뭄이 다음주까지 장기화될 경우 양파 뿐 아니라 고랭지채소도 문제가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