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투 햄릿’, ‘서툰 사람들’ 이은 장진 시리즈...13년 만의 공연 화제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충무로와 대학로는 물론 방송가를 오가며 맹활약중인 영화감독겸 연출자 장진이 대학로 연극시장에 상업적인 메커니즘을 도입하고자 올해 자신의 마지막 연극 시리즈 ‘허탕’을 내놓았다.
연극 ‘허탕’은 연출을 맡은 장진이 21세 군복무시절 작업했던 초기작으로 당시 연극무대에 품었던 자신의 열정과 사회적인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995년 초연과 1999년 앙코르 공연 이후 1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허탕’은 감옥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고참 죄수와 신참 죄수 그리고 여자 죄수의 기막힌 동거이야기를 그렸다.

작품 속 감옥은 죄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상초월의 안락한 공간이고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누릴 수 있는 장소다.
고참 죄수는 그 안에서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과 화려한 음식 등을 즐기며, 이를 보는 신참 죄수는 믿을 수 없는 기이한 상황에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극 중 감옥에 갇힌 죄수들은 이곳이 어디인지, 자신들이 왜 이곳에 갇혀있는지,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마냥 형량을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세 번째 인물 여자 죄수는 큰 충격으로 기억과 말을 잃은 채 같은 감옥 안에 던져졌다.

이 같은 내용을 통해 장진은 특유의 유머와 사회풍자, 캐릭터 심리묘사가 극대화 시켰다.
더불어 불편한 진실들을 묵인하고 눈 가린 채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 인간형, 지금의 현실에 불만을 제기하여 돌파하려는 인간형, 현실에 놀라 세상과 현실을 까맣게 잊은 채 추억 속에서만 살아가는 인간형 등을 보여주고 있다.
연극 ‘허탕’은 1995년 초연 당시 배우 정재영, 정은표, 1999년 앙코르 공연 때는 배우 정재영, 신하균, 임원희, 정규수 등 현재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거쳤던 작품이다.
이번 2012년 새롭게 막을 올린 ‘허탕’은 노련한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와 신인 배우를 함께 무대에 올려 장진 연출의 지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2012 ‘허탕’은 그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대연출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360도로 관객들에게 열려있는 개방형 무대를 시도한 것. 이를 위해 관객들이 객석 곳곳에서 무대를 볼 수 있도록 5개의 캠코더와 8여대의 모니터를 설치, 배우들의 숨어있는 행동과 표정까지도 관찰할 수 있게 만들었다.
때문에 관객들은 마치 감옥의 감시자가 된 듯, 때로는 CCTV를 보듯 배우들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다각도에서 동시에 바라보며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있다.
허탕 기자간담회 당시 장진은 “대한민국 창작극에서 부조리극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다. 요즘 관객들은 대부분 이런 것들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조리에 안 맞는 것들을 통해서 사실에 근접하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작업이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면서 연극 ‘허탕’이 최근 연극계에 던지는 의미를 말했다.
-인터파크 티켓 '허탕' 검색 / 2012/06/15 ~ 2012/09/02 공연
장진
[연극] 극본∙연출
<로미오 지구 착륙기> <서툰 사람들> <리턴 투 햄릿> <택시드리벌>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아름다운 사인> <허탕> 외
[영화] 각본∙감독
<로맨틱 헤븐>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 계보>
<박수칠 때 떠나라> <아는 여자> <킬러들의 수다> <간첩 리철진> <기막힌 사내들> 외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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