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초는 유민영 대변인이 5월말 한림대 국제대학원 강의중 학생의 출마 여부 질문을 받고 ‘6월말 7월초에는 어떠한 형태든 (대선출마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부터다.
특히 민주당에서 안 원장 출마관련 ‘대선 출마 선언이 이미 늦었다’, ‘민주당 입당 여부 부터 밝혀라’는 등 노골적인 회유와 압박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을 긴장케 만들었다. 야권 일각에선 ‘안철수 원장의 출마는 이미 굳혔고 출마 선언만 남았다’는 말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애정공세가 ‘회유’를 넘어 협박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급기야 안철수 원장의 유민영 대변인은 민주당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할 정도다. 선전 포고는 이해찬 대표가 앞장섰다. 이 대표는 6월 18일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지금도 늦었다”에 이어 19일에는 “안 원장이 7월 20일까지 입당여부를 밝혀야 원샷경선이 가능하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회유와 압박이 심해지자 유민영 대변인은 같은날 “민주당 일부 인사의 발언은 안 원장에 대한 상처내기”라며 “발언 진의가 어디에 있는 지 알기 어렵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기 바란다”고 이 대표를 겨냥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진영 입장에선 머리 아픈 게 사실이다.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과 시기’에 따른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구도 및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부터 선언 시기 그리고 야권 단일화 수용 여부 그에 따른 경선 방식 등 대선 일정은 촉박한데 할 일은 태산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정치 일정이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안철수측, “가부간 결정한다” 출마 시사
이런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안철수 원장 6월말에서 7월초에 대선 출마관련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나돌았다.
유민영 안 원장의 대변인이 대학원 강의중 흘러나왔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내용인즉, 5월말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인 유 대변인이 강의를 마치고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6월말에는 어떠한 형태든 (대선출마 관련)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단초가 됐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6월 22일 [일요서울]과 전화 통화에서 “전혀 아니다”며 “강의를 듣는 학생들중에 보좌관 비서관도 있어 그런 말이 도는 가 본데 ‘6월말에 안 원장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는 “강의중에 안 원장의 대선 출마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이 편하게 물어본 것으로 기억된다”면서 “하지만 강의중 얘기라 비밀이 유지돼야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여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언제쯤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냐에 대해서도 유 대변인은 “결정되면 본인이 직접 말할 것”이라며 “국민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겠지만 결심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참여 여부 역시 그는 “먼저 정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고 있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안 원장에 대한 ‘흠집내기’나 ‘협박’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안 원장의 2학기 학사 행정 업무나 논문 지도를 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도 유 대변인은 “2학기 예정된 일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어쨌든 안 원장은 (대선 출마, 민주당 입당 등) 가부간 결심을 할 것이고 정치 참여를 위한 고민과 그 과정속에 있다는 말만 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유 대변인의 안 원장 대선 출마 관련 일련의 발언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명간 정치 참여 여부를 비롯해 대선 출마 등 모든 고민을 마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또한 이미 안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은 서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입장을 표명할 지는 시기와 방법만 남아 있는 모습이다.
철수산악회, “安 박근혜 이후 출마 선언할 것”
유 대변인과 마찬가지로 안 원장의 외곽조직을 자처하는 철수 산악회 엄대우 회장 역시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22일 엄 회장은 안 원장의 출마는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선언 시점은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엄 회장은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안 원장이 구상하는 대국민 대정치권 비전이 마련돼야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7월초에 출마 선언이 예상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나 정동영 정세균 고문 그리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선언이후에나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준비할 게 많아 시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무소속으로 대통령 후보에 등록하려면 5개 이상의 시·도에서 각 500인 이상(총 2500~5000명) 추천장이 필요하다.
한편 엄 회장은 안 원장이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입당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전당대회에서 보았듯이 대의원·당원 선거에서 김한길 후보가 승리했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패해 이해찬 후보에게 졌다”면서 “의원들 줄세우고 당원 50%이상 보유하고 있는 친노 진영이 모마일 선거인단까지 조직 동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이상 오픈프라이머리에 함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미 친노 진영은 시·구의원 당협위원장을 통해 조직 동원이 가능하지만 안 원장 조직은 자원봉사자가 대다수로 정당조직이 아니다. 민주당에 들어가 경선을 치룬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엄 회장은 안 원장이 민주당 입당이 가능하기위해선 당내 지분 50%를 보장하거나 대통령 후보로서 영입을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이 조건은 사실상 민주당이 받기 힘들다는 점에서 야당 경선 참여는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셈이다.
안 원장의 출마 시기부터 민주당 참여 여부, 야권 후보 단일화 방법 및 시기 등이 안갯속인 가운데 촉박한 대선일정을 앞두고 속타는 것은 단연 민주당이다.
새누리당 유력한 박근혜 전 위원장과 그나마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내 있는 인물은 안 원장뿐이다. 당내에는 문재인·김두관·손학규 3파전이 예상되지만 ‘표의 확장성’면에서 한계가 공통적으로 존재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고민, “국민들 피로감 줄이기”
또한 민주당은 대선 후보군 진영에 따른 안 원장을 보는 시각마저 제각각이다. 문재인 고문의 경우 ‘연대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단 출마 결심을 하고 난 후 원샷 경선이든 2단계 경선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안 원장이 민주당 입당을 전제로 ‘야권 단일화 후보’를 정하자는 중재론도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 민주당에 입당해 단일화 후보를 뽑자는 주장이다. 정세균 고문이 주장하는 입당해 원샷 경선을 치루자는 ‘입당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편 ‘자강론’ 즉 민주당 내부 후보자 강화론도 나오고 있다. 김두관·손학규 두 인사는 ‘제 1 야당의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고 수권정당으로서 자존심을 지키자’는 주장이다. 안 원장을 두고 대선 후보별 이해관계 따른 경선 셈법이 제각각인 셈이다.
안 원장 역시 고민이 없지는 않다. 대선 출마 선언이 늦춰지면서 국민들 피로감이 쌓여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출직 공무원을 한번도 안한 상황에서 검증을 회피할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장 선거와는 달리 대선에서 정당 역할과 준비된 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