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연합 이규택 대표, “합당 무산? 서청원 노욕이…8人 제명하라”
미래연합 이규택 대표, “합당 무산? 서청원 노욕이…8人 제명하라”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4-12 15:27
  • 승인 2011.04.12 15:27
  • 호수 884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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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선거철만 약속해놓고 무책임하다”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의 합당이 서청원 대표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사실상 물 건너간 모습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883호 ‘한나라당-미래희망연대 합당 무산’ 제하의 보도가 나간 이후 미래연합 대표이자 서 대표와 함께 친박연대를 이끌던 이규택 대표와 인터뷰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과 합당은 무산된거나 마찬가지다”며 “서 대표의 노욕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이 대표는 “한나라당 합당을 위해 당을 깨 놓고서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은 그 명분 마저도 약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도 책임이 있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리할 것 같으니 친박연대와 합당을 수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재보선 앞두고 또 다시 합당 운운하는 것 자체가 책임있는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인터뷰는 지난 6일 전화통화로 진행됐다.

미래연합 이규택 대표는 서청원 미래희망연대 대표와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대표는 “당을 깨고 나온 이상 다시 서 대표와 연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도를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 여름이 지나면 정계개편이 이뤄질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각자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위해 뛰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을 비롯해 외곽조직, 포럼, 정치 결사체가 내년 총선전까지 단일 대오를 이루기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7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 대표는 “현장 분위기가 대단했다”며 “박사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사모는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회원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7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 홍사덕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강창희 김학원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정우택 전 충북지사 등 친박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또한 이 대표는 서청원 대표가 향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좌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천성적으로 ‘자기가 좌장이다’고 말하고 다니는 인사를 싫어한다”고 일축했다. 한때 박 전 대표의 ‘남자’, ‘좌장’으로 불리었던 김무성 원내대표가 친박에서 친이로 전향하게 된 배경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 대표는 현재 내년 대선을 대비해 친박 시민사회단체를 전국적으로 꾸리고 있다는 과거 친이계 조직인 ‘전국연합 뉴라이트’와 유사한 단체를 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다음은 이규택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박사모 7주년 행사에 참석하셨다. 분위기는 어떠했나.
대단했다. 박사모가 그동안 조용했는데 현장 분위기를 보고 다시 살아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이미 살아났다.


- 서 대표의 무리한 요구로 한나라당과 희망연대의 합당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서청원 대표의 노욕 때문이다. 공천권 10%는 명분이 없다. 친박 연대를 멀쩡한 한나라당과 합당을 위해 깨놓고 공천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또 사면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복권을 요구하는 것이냐. 무엇보다 합당 무산은 박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정도를 걸어야지 구시대적 작태다.
한나라당도 책임있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지방선거 앞두고 친박 연대에서 후보를 낼 것 같으니 합당을 한다고 해놓고 선거가 끝나니 13억 원(증여세 미납금)을 들어 거부하다가 다시 4월 재보선 앞두고 합당 카드를 내민 것은 신의의 정치에 어긋나는 작태다.


- 대선에서 서 대표의 박 전 대표 좌장 역할론을 어떻게 보는가.
박 전 대표는 누구든지 ‘자기가 좌장이다’하고 다니는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


- 박 전 대표의 대선 구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무엇보다 한나라당 의석수가 과반의석을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갖지 못한다면 임기말 국정운영은 엉망이 될 것이고 대통령선거도 어렵게 될 공산이 높다.
이는 박 전 대표 대권행보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이 과정에 박 전 대표는 어느정도 지분을 가져야 한다.


- 서 대표의 요구에 대해 비례대표 8명은 불만이 많다. 하지만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공천을 준 사람이 서 대표니 인간적으로 말을 못하는 것이다. 키는 서 대표가 가지고 있다. 서 대표가 제명을 해야 의원직을 유지하고 각자 살길을 갈 것 아니냐. 그래야 총선을 위해 지역구 관리도 하고 한나라당이나 선진당, 미래연합으로 가게 해야 한다. 내가 노역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 전국 포럼을 조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전국적으로 지난 대선 때 김진홍 목사가 이끌었던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유사한 시민 단체를 만들려고 준비중이다. 이름 있는 목사, 교수, 스님들을 영입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연합에 뱃지가 없어서 인물 영입에 어려움이 많다. 당 대표인 나라도 내년 총선에서 5선이 돼야 전국 조직화가 좀 더 빨리 진행될 것 같다.


- 미래연합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팬클럽, 포럼 등 친박 외곽조직이 많은데 언제 통합되나.
지금은 시기상조다. 당분간은 각자 박 전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위해 뛰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미래연합도 인물영입이 힘든 상황이다. 빠르면 올 여름부터 늦어도 가을즈음 여권발이던 야권발이던 정계개편 움직임이 이뤄질 수도 있다. 당분간은 중심이 없이 가다가 총선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외곽조직에 대한 화합 여론이 일 것이다. 인위적인 통합은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박 전 대표 역시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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