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면세점 민영화 정책에 강한 반발
노동계, 면세점 민영화 정책에 강한 반발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06-26 22:38
  • 승인 2012.06.26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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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에 특혜로 번질 수 있어"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정부의 면세점 민영화 정책에 대해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 노조(위원장 오현재)는 면세점을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운영할 경우 이는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며 민영화를 비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가 허가·통제하는 사업의 경우 대부분 공적기금 납부를 의무화하고 있다. 복권사업의 경우 이익금 전액을 국민복지 증진에 사용하고 있으며, 경마의 경우 매출액의 16%를 레저세로 납부하고 있으며, 카지노의 경우 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공사 노조는 면세사업의 경우 세금을 징수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스스로가 징세권을 포기하고 있음에도 특혜사업인 면세사업의 수익금중 일부라도 공적기금에 납부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경우 특혜사업인 면세사업을 운영해서 나온 수익금 전액을 중문관광단지개발, 보문관광단지개발 및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마케팅 등에 전액 집행하여 왔다.

관광공사 노조는 현재 면세시장 매출의 91%가 외산판매에 의한 매출이고, 9%(국산담배 포함 시 18%)가 국산품 매출로 알려지고 있다며 면세점에서의 지나친 외산판매는 결국 면세 매장에서 판매할 외산을 외국에서 구입해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외국으로 유출돼 국부유출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 내 광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면세점의 경우 롯데·신라 면세점에 비해 국산품  판매 비중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행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면세점 내 국산품 매장은 매장 면적 중 20% 이상 또는 330㎡ 이상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되는 조건으로 의무사항으로 하고 있으나 권고사항 형태로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국산품의 장려와 판매를 확대하고자 올해 12월 31일자로 고시를 개정하여 국산품 매장은 매장면적 중 20% 이상에서 40%로  또는 330㎡ 이상에서 825㎡로 하나를 충족하면 되는 조건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공사 노조는 개정예정인 고시조차 시내 면세점과 신규로 허가 예정인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에 국한된 것으로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천공항면세점(롯데·신라), 김포국제공항면세점(롯데·신라), 김해국제공항면세점(롯데), 제주국제공항면세점(롯데) 등 우리나라 대표 면세점인 출국장 면세점은 국산품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어 외국상품판매 위주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고시개정(안)조차 눈 가리고 아웅하는 대기업위주의 개정(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관광공사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내 관광공사 면세점을 국산품 전문매장으로 전환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보호와 국산품 육성을 하자는 안을 정부쪽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부의 면세점 민영화 방침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 측은 2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중소기업제품 전용매장 오픈식을 거행하는 등 국산품 전문매장 운영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서는 오는 7월 중에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 자리를 국제경쟁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문제로 지난 4년간 고생해 왔는데, 이제는 거꾸로 같은 공기업인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공항면세점을 민영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을 폐쇄시키며 구조조정을 해왔다. 지난 2008년 12월 목포해항 면세점 폐점을 시작으로 2009년 1월 속초해항, 같은 해 6월 무안공항, 2010년 6월 청주공항이 폐점했다. 지난 2010년에는 121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감원했다. 이중 면세사업단 직원은 96명으로 사업단 전체의 52%였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면세사업단 직원은 581명으로 공사 직원 85명, 계약직 86명, 협력업체 410명이다. 정현주 한국관광공사 노동조합 인천공항지부장은 “공사 직원 구조조정도 문제지만 협력직원 10명 중 8명은 일을 못하게 될 것이다. 재벌 면세점들이 40~50대 여성들을 받아줄 리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 및 오건호 글로벌경제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하는 토론회가 27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소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이 토론회에서는 철도민영화, 공항민영화, 가스민영화, 영리병원 등 공기업 민영화 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면세점 민영화 등에 대한 열띤 논의가 벌어질 예정이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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