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아라뱃길은 자연과 문화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수변 공간으로 조성되었다”며 격찬했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의 자연 상태는 악화일로에 있어 격찬이 무색할 지경이다.
악화된 수질을 놓고 환경단체는 수자원공사의 관리 소홀과 침출수를 방출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수질에는 이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조차 누구의 주장이 맞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 효과만을 내세워 환경보호 측면을 도외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경인아라뱃길은 개통 초기부터 수질 오염 논쟁이 벌어지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인천녹색연합, 가톨릭환경연대 등이 지난 7일 인천대 김진한 교수에 의뢰해 경인아라뱃길 15개 지점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의 경우 6개 시료가 ‘매우 나쁨’, 8개 시료가 ‘나쁨’, 1개 시료가 ‘약간 나쁨’이 나왔다. 환경단체들은 이를 하천으로서는 수질이 최악의 수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해 말, 올해 초 그리고 6월 18일 방문해 직접 봤을 때도 물 색깔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자원공사 “공동조사도 가능하다”
환경단체들은 수질오염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갑문을 열고 닫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경인아라뱃길은 구조적으로 수질 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톨릭환경연대 관계자는 “물이 정체되기 때문에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며 “애초에 운하로 계획했기 때문에 수질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가 많이 올 경우 굴포천에서 부유물질이 많은 물이 유입돼 이 또한 수질 오염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차이를 두고 수자원공사 측에서도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했지만 우리와 결과가 다른 것으로 안다”며 “수공 측은 자신들이 분석한 결과 수질이 관리 평가 기준 안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말 자신 있다면 공동으로 수질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환경단체에서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5개 수질조사 지점 중 14개 시료가 9~11 이상 ㎎/ℓ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평상시 수질상태(COD :3~5㎎/ℓ)와 차이가 크며 이는 적용 실험방법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환경단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유입수 영양물질농도 증가와 조류 확산 우려가 있어 수질이 악화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자원공사 측은 “환경단체들이 요구하는 공동검사도 받아들일 수 있다”며 “국가기관에 검사를 의뢰한다면 현재 일고 있는 의혹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경인아라뱃길 수질 논쟁은 조만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침출수는 어떻게
환경단체들이 또 하나의 오염원으로 수도권쓰레기매립지에서 유입지고 있는 침출수를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부근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원인규명을 위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를 처리해서 배출하고 있지만 오염도가 높아 경인아라뱃길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현재 침출수는 생물학적, 화학적 처리 등 여러 단계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법적기준치 이내로 안정적으로 처리·방류되고 있다”며 “경인아라뱃길 계획수질과 방류구 주위의 수질을 비교할 경우 침출수에 의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또한 “침출수 처리수로 인한 오염논란을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침출수 처리수 방류구 위치 변경, 처리수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아무리 침출수를 처리한다고 해도 깨끗한 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쓰레기 침출수 문제는 경인아라뱃길 수질 오염은 물론 주변 환경 오염에 대한 논쟁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커질 경우 수도권매립지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인천광역시·경기도 김포시가 침출수 처리를 위해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갈등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볼 것 없는 유람선 가격 너무 비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25일 경인아라뱃길 개통식에 참석해 “연간 3조 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와 2만6000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경제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인천과 서울이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데 경인아라뱃길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화물선의 운항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는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유람선 가격을 놓고 이용객들의 불만이 터지고 있다는 것. 경인아라뱃길 유람선 가격은 서울 여의도 유람선선착장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까지 어른 1만6000원, 소인 8000원이며,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서 아리인천터미널까지도 같은 요금이다. 반면 한강 유람선의 경우 마술 유람선은 어른 1만4000원, 소인 7000원이며 라이브 유람선은 어른 1만5000원, 소인 7500원으로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에 비해 조금 싼 편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느끼는 가격은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이 훨씬 비싸게 느끼고 있다.
아라김포터미널에서 아라인천터미널까지 유람선을 타고 왔다는 최모(36)씨는 “한강유람선은 양쪽 강변으로 높은 건물과 야경이 볼만했는데 경인아라뱃길은 직선으로 뻗어 좋기는 하지만 볼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길이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모르겠지만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은 한강유람선에 비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의 일행인 김모(35)씨 또한 “눈에 확 띄는 볼거리가 없어 조금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 인근 주민들은 완전 개통 한 달이 조금 지나면서 불거진 환경문제로 인해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주민들은 “아직까지 선박 운항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질문제로 논란이 벌어졌다면 배가 많이 다니면 수질 오염이 가중되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격찬’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수질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법도 강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