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도르는 22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M-1 챌린지 대회에서 페드로 히조(37, 브라질)를 1분 42초 만에 KO로 격파한 후 은퇴를 선언했다.
앞서 표도르는 경기서 패배 한 후 충동적으로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몇 번 있었지만 이번 은퇴 발언은 승리를 하고도 담담한 모습으로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표도르는 이날 경기 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끝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은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나의 결정에 가족이 영향을 미쳤다. 내 딸은 나와 떨어져 자라고 있고, 그렇기에 지금이 떠나야 할 때”라며 “파이터 생활을 계속해 나갈 그 어떤 '환상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히조와의 맞대결을 준비는 과정에서 이미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표도르는 은퇴의 이유로 가족을 언급했지만 UFC의 진출 실패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UFC로 진출한다면 그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파브리시오 베우둠, 안토니오 실바, 덴 핸더슨 등 과의 재대결을 성사 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표도르는 그 어떤 '환상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소문만 무성하던 UFC와의 계약 역시 수포로 돌아갔음을 밝혔다. UFC에서 활동하지 않는 이상 그에게 더 이상의 대결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회장에는 표도르의 열렬한 팬이자 러시아의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참석해 "그가 있었기에 러시아에서 종합격투기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며 감사를 전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