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정유 4사의 독과점을 깨고 기름 값을 20% 낮춘다는 목표로 국민석유회사가 추진되고 있다.
국민석유주식회사 설립 추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22일 초기 설립자금 1000억 원을 마련해 국민석유주식회사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준비위에 따르면 국민석유회사는 현재 정유 4사의 독과점 폭리구조를 깨고 현재보다 20% 싼 석유를 공급한다는 개념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정유사 4곳이 1년에 각각 5조5000억 원씩 이득을 챙기고 있다”며 “소비자가 기름 공급에 참여하면 기름 값 거품을 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이 비싼 이유는 중질원유와 정제비 등 원가 탓”이라며 “(상대적으로)가격이 싼 캐나다나 시베리아의 저유황원유를 쓰면 정제비 및 운송비를 줄여 기름 값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준비위는 이달까지 10개 지역 위원회를 순차적으로 결성한 후 오는 10월에는 국민석유회사 설립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준비위원 1000명, 추진위원 10만 명, 약정참여 100만 명이 목표다.
1차 준비위에는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 통합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 설훈 의원, 민병두 의원 등 정치인과 윤종웅 전 하이트맥주 CEO, 이윤구 전 적십자 총재, 이팔호 전 경찰청장, 사진작가 조세현씨를 비롯해 금융·재계·예술계 인사들 200여명이 참여했다.
준비위는 약정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동시에 올해 8월 말까지 지역 조직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회사 설립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태복 준비위 상임대표(전 보건복지부 장관)는 “준비위 산하에 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둬 경영전략과 원칙, 향후 계획을 준비할 것”이라며 “석유와 대체에너지, 환경문제 등에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차량소유자와 일반 소비자 등이 1인 1주(1만원) 갖기 운동에 동참해준다면 초기 설립자금 1000억 원은 충분하다”며 “설립허가 이전까지는 인터넷 약정만을 받아 참여의 폭을 넓히고, 현재 부담도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준비위는 인터넷에서 1인1주(1만원) 갖기 운동을 전개해 홈페이지(www.n-oil.co.kr)를 개설한지 불과 보름 만에 50억 원을 돌파했다.
한편 정유업계는 국민석유회사의 설립에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한 정유회사 관계자는 “캐나다와 시베리아에서 원유를 얼마나 싸게 들여올지가 관건”이라며 “이들은 정제시설 확보 및 안정성과 환경기준 검증을 위한 구체적 계획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