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지점장이 과도한 실적 압박에 못 이겨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개인성과급제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20일 SC은행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SC은행 조 모 지점장(49)은 지난 18일 오전 6시 32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한 아파트 16층 계단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는 A4 용지 3쪽에 달하는 유서를 통해 실적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를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 씨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조 씨가 최근 측근에게 “출근하기 두렵다”는 말을 종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C은행 측은 이번 사건이 ‘성과주의 폐해’로 해석되는 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은행 관계자는 ‘(SC은행 내에) 성과향상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맞지만 직원들을 제재하거나 압박하는 용도는 아니라“라며 ”멘토링을 해주거나 포상을 위한 제도인데 오인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고 전했다.
또 “고인은 실적이 저조한 인물이 아니었다”면서 “고민의 죽음을 은행 내 성과제도와 연결시키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SC은행은 지난해 6~8월 노조원들의 장기 파업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과금제 도입 강행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조직 쇄신을 목적으로 명예퇴직제를 통해 813명의 직원들을 내보낸 상태.
이에 노조 측은 “전체 직원의 13%가 줄어들면서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심해졌다”며 "또 지난해 성과향상프로그램 도입으로 직원들의 실적 압박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