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검찰, 폭력조직 일망타진…“형님 감옥에 계신데”뜻밖의 의리로 줄줄이 자수
부산검찰, 폭력조직 일망타진…“형님 감옥에 계신데”뜻밖의 의리로 줄줄이 자수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2-06-21 16:28
  • 승인 2012.06.2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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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최은서 기자]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된 폭력조직인 ‘신20세기파’ 조직원이 대거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류혁)는 부산지역 폭력조직 신20세기파 두목 홍모(39)씨를 비롯해 행동대장인 황모(31)씨, 고교 유도부 출신 조직원 최모(29)씨 등 11명을 범죄단체구성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다른 조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홍씨 등은 2009년 11월 17일 경남 한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 상대후보를 폭행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5일 경주의 한 사찰 내부분쟁에 개입, 반대파 승려들을 무참히 폭행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10년 12월 칠성파로부터 폭행당한 조직원이 입원한 병원 의료진에게 난동을 부리고 지난해 6월 흉기와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조직원 40여명을 동원해 칠성파 조직원에 대한 보복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 부산 남포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으로 구성된 반 칠성파 계열의 대표적 조직 중 하나로 칠성파와 이권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살인사건이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됐다.

신20세기파는 2006년 1월 조직원 60여명을 동원,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칠성파 조직원과 난투극을 벌인 ‘영락공원 난투극’을 계기로 주요 조직원들이 검거돼 조직이 거의 와해됐다 지난해부터 조직원들의 출소와 더불어 세력 확장을 시도해왔다.

부산,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주요 폭력 사건 배후에 신20세기파가 관련된 정황이 검경에 폭착돼 부산지검이 지난 1월 초 수사에 착수, 6개월 만에 재건된 조직의 3대 두목 홍씨를 지난 4월 검거했다. 조직원 최씨와 전모(29)씨 등 20대 조직원 5명은 검찰에 자수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형님(두목 홍씨)이 감옥에서 고생하는 밖에서 호강하며 있을 수 없다”며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자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자수는 감형을 계산한 측면도 있으나 이들 조직의 내부 규율이 얼마나 철저하고 단단한가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들의 상당수는 고교시절 야구, 레슬링, 유도, 복싱, 태권도 등 운동선수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에 구속기소 된 조직원 위씨는 고교시절 야구 유망주로 2007년 프로야구 모 구단에 입단했으나 2007년 퍽치기 범행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20세기파는 신체조건이 뛰어난 운동선수 출신들을 상대로 영입활동을 해 왔으며, 세력을 키우 기 위해 일진 학생들을 포섭해 조직을 가입 시키는 등 조직 재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choies@ilyoseoul.co.kr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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