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입장표명의사 밝힌 박근혜…수위는?
신공항 입장표명의사 밝힌 박근혜…수위는?
  • 박주연 기자
  • 입력 2011-03-30 10:15
  • 승인 2011.03.30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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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신공항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켜 왔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9일 정부의 입지 평가결과가 나온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다.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부산과 대구∙경북·울산·경남이 편을 갈라 다투는 마당에 특정 지역의 손을 들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 달성군이 지역구이나 부산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또 자신의 지지세력도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대대수의 친박(박근혜)계 의원들도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출신이다.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동남권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해왔지만, (부산 가덕도와 경남 김해 중)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경제논리, 편익위주로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그는 29일 '한나라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 특별위원회' 회의 참석차 강원 강릉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부 발표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부의 입지 평가 발표가 정식으로 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발표가 나면 그때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정부의 입지평가 발표 다음날인 31일 대구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 참석차 대구를 방문하기로 결정, 이 자리에서 신공항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구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이었고, 박 전 대표 역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부터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혀왔다.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강조해온 것을 감안하면 그가 31일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추측이 가능하다.

친박계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29일 "(박 전 대표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신공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나라 전체를 골고루 잘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자세가 있으니 그 두 가지를 연결해 보면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사는 박 전 대표 발언의 수위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2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합의한 후 현 정권과 크게 각을 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민심이 흔들린다고 판단될 경우, 박 전 대표가 예상 외로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이자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28일 지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입을 다물고 갈 수 있겠느냐"고 말해, 분명한 입장 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박주연 기자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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