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전문 동부그룹, 여전히 높은 가산금리로 상위권 랭크
- 보험가입자들, 제 돈 당겨 쓰는데도 ‘값비싼 댓가’ 치러야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이 계열사 동부생명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 동부생명의 보험약관대출 가산금리가 생명보험업계의 상위권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동부는 금융그룹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탓에 재계에서는 “동부가 금융전문그룹 간판을 걸고 고금리로 서민을 울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 현황을 알아봤다.

|
||||||||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돌파한 현 시점에서 서민들은 급전이 필요하면 으레 금융권으로 눈을 돌려 은행권 대출, 카드사 현금서비스, 보험사 계약대출 등을 고려하게 된다.
그중 보험계약대출(구 약관대출)은 보험가입자가 추후 돌려받게 되는 해약환급금을 70~80% 범위에서 대출해 주는 것으로 사실상 가입자가 미래에 수령하게 될 돈을 앞당겨 받아 쓴 후 되갚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42조2000억 원이다.
동부생명,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3%로 이득 챙겨
특히 생보사들의 보험계약대출 확정금리형은 가입자가 받게 될 보험금을 담보로 해 부실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입 시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추가한 고금리로 책정돼 비난을 받고 있다.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생보사들의 가산금리는 대부분 3.0%가량에서 형성돼 있는데, 이는 손해보험사의 가산금리가 1%대, 은행의 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 역시 1%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생보사들의 대출금리에 대한 자율적 인하를 권고하는 등 압박을 가했고 결국 생보사들의 가산금리가 조금씩 인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절반이 넘는 생보사들은 여전히 최고 2.0~3.25%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가산금리를 낮춘 생보사들의 인하폭 역시 기대에 못 미쳐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한다는 지적이다.
생보업계, 타 금융권과 달리 나홀로 ‘고고(高高)’
현재 생보사들 중 가산금리가 가장 높은 곳이 최고 3.25% 수준인데 동부생명은 최고 3.0%를 기록해 상위권에 랭크된 상태다.
소위 ‘빅3’로 분류되는 대형 생보사들 중 2곳은 지난달 가산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삼성생명은 2.7%였던 가산금리를 2.3%로, 대한생명은 2.9%에서 2.65%로 조정했다. 또한 흥국생명은 3.75%에서 2.9%로 낮췄으며 KB생명은 업계 최저 수준인 1.5%로 끌어내렸다.
이와 관련, 동부생명 관계자는 “동부생명도 이달 들어 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변에서는 “여전히 금융당국의 눈치 보기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동부생명은 지난해에도 생보사들 중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신용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는 우려를 받았다. 동부생명은 지난해 2월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채권 8218억 원 중 46.86%에 달하는 3851억 원을 신용대출로 운용한 바 있다.
물론 보험사들에게도 항변은 있다. 은행권 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나 손보업계의 가산금리와 비교하면 생보사들의 가산금리가 두 배 가까이 높은 편이지만 상품 운용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또한 생보사들의 경우 손보사들보다 대출 규모가 크고 장기 상품이 많아 가산금리가 높아야만 마진이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생보사들 역시 은행권이나 손보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이 찾는 금융권의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은 동일하다”면서 “동부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의 가산금리가 적정 수준으로 재책정돼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