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이 BBK가 이명박 대통령의 실소유임을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은 현재 이에 대한 내용을 검토 중에 있으며, 확인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준의 후견인’으로 불릴 만큼 그와 친분이 두터운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일요서울]과 전화인터뷰에서 “김경준씨 측으로부터 BBK가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라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자료를 건네받았다”며 “모두 A4 7페이지 분량”이라고 전했다.
그는 “건네받은 자료가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며 “모두가 굵직굵직한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도곡동 땅에 대한 내용 등도 포함됐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 부분은 없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애초부터 잘못됐음을 반박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BBK가 이 대통령의 소유가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본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사안인 만큼 관련 내용을 철저하게 검토 중에 있다”며 “확인절차 후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의원 신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확인하고 검증하는데 많은 제약과 시간이 따른다”며 “국회가 개원하고 상임위가 구성되면 정치권과 연계해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2011년 6월 5일 신명씨가 자신을 직접 찾아와 1시간 넘게 나눈 대화 녹취록도 함께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녹취록에는 BBK 가짜편지와 관련, 신명씨가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과 만나 그가 불러준 대로 편지를 작성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명씨가 신경화씨를 면회해 직접 들은 내용을 편지로 작성했다는 이른바 검찰의 ‘대필편지’ 주장과는 전면 배치되는 부분으로, 녹취록이 공개될 경우 BBK사건과 관련 검찰의 부실수사 및 꼬리자르기식 수사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명씨는 그간 일관되게 양 실장 지시에 의해 편지를 작성했다고 진술해왔다. 또한 ‘가짜편지’ 뒤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새누리당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 신기옥(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씨가 있다고 지목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신명씨가 자신의 형인 신경화씨를 면회하는 과정에서 직접 들은 얘기를 정리해 ‘BBK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내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자료들과 수사결과가 너무 다르다”며 검찰수사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있을 수 없다. 기가 막힌 일”이라며 “진술도 있고 녹취록도 있는데, 검찰은 이참에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검찰 일각의 주장처럼 비록 대필했다 하더라도 진의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를 공표한 것은 잘못 아니냐”며 “이는 분명 소설을 쓴 것으로 명예훼손을 넘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항변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oe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