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지진직후 “총영사 피신한 동포 100여명 SOS”
일본대지진직후 “총영사 피신한 동포 100여명 SOS”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3-29 16:17
  • 승인 2011.03.29 16:17
  • 호수 882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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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형님’ 이상득, 외교부 직원에 ‘진노’ 여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외교부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14일 민동석 외교부 제2차관에게 “일본 센다이에서 한 교민이 전화로 SOS를 요청하니 외교부 간부라는 사람이 ‘민간인이 하지 말고, 센다이 총영사나 공무원을 통해 전화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야단쳤다. 왜 갑자기 이 의원은 외교부에 진노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한일의원연맹측으로 온 교민의 제보 때문이었다. 내용은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11일과 다음날인 12일, 대지진으로 일대 혼란에 빠진 일본 센다이내 재일동포 100여 명은 센다이 총영사로 대피했다. 모여든 교민들은 탈출을 하기위해 일본내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까스로 연결된 곳이 바로 이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한일의원연맹이었다. 전화를 직접 받은 박종호 사무총장은 즉각 외교부에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전하며 ‘전세기라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다. 박 차장에 따르면 이 외교부 직원은 “총영사에 문의해 공식 절차를 밟아라”고 말한 것이 전부. 이에 박 총장은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이 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에 진노한 이 의원이 외교부 차관에게 호통을 친 배경이 됐다.

박 총장은 “당시 혼돈과 공포속에 있는 교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전달했으면 외교부는 거꾸로 타당성을 알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생명과 직결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절차만 중시하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것에 대해 몹시 화가 났다”며 “리비아 사태가 터졌을 때도 우리나라는 전세기를 띄워 구출한 적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교민들이 대피한 곳이 센다이 총영사관이였다는 점에서도 외교부 직원의 안일함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센다이 지역은 방송에도 나올 정도로 엄청난 쓰나미로 처참하게 무너진 곳이다. 심지어 해변에서 수백구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을 정도로 인명피해도 극심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특정 언론사를 통해 “‘외교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총영사관이 (본부에) 전문을 보내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라며 여전히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총장 역시 “외교부는 정상적으로 일 처리를 했고 이 의원이 오버한 것처럼 보도가 나와 이 의원이 곤혹스러워 했다”며 “본질은 그게 아닌데 인터뷰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할려다 참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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