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 잠재력이 3%대 후반이 될 것이라며 실질 성장률이 3.25% 정도면 선방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총재는 내년 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총재는 13일 오전 한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가 당초 3.5% 성장한다고 했다가 0.2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성장 잠재력은 4%는 조금 안되고 3%대 후반이 될 것”이라며 “(성장률 3.25%는) 잘한 것이라기 보다는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문제는 여러 실물경제 측면에서 봤을 때 거기서 끝나면 안 되는데, 내년엔 과연 어떻게 될는지…(걱정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총재는 금융위기라고 하지만 대개 금융위기에서 끝나지 않고 실물로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1990년대에는 외환위기라고 했다가, 금융기위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경제위기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유럽이 마이너스 0.1%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1분기에 당초 예상한 2% 중반에 못 미치는 1.9%를 기록했지만 그 정도보다는 더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대체로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나 대외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내수는 사실 좀 어렵다”면서 “해외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유로존 위기와 유가 하락세로 중동 지역 발주 물량이 영향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자리에는 김광호 보령제약 사장, 류진 풍산 회장, 문성환 삼양제넥스 사장, 작정문 한일이화 사장, 박효상 동국실업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