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 입대를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날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영은 먼저 “저의 병역연기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국민들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논란이 됐던 모나코의 10년 장기체류자격에 대해서는 “저는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선진축구를 많이 배우게 됐고, 더 나은 축구를 배워 국위를 선양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며 “법적검토를 마친 후 제가 모나코에서 5년 이상 거주했기에 병역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또 “제가 병역연기를 요청한 것은 이민이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병무청과 언론을 통해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이미 전한 바 있다”며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을 반드시 이행 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세지는 병역 논란이 속에서도 철저히 잠적해 왔던 이유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영국에서 귀국할 당시 병역 문제로 송구스러운 마음이었고, 개인적인 입장이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라 기자회견에 선뜻 나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국가대표로서 선발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선택이라 생각했는데 부담을 드리는 것처럼 비춰질까 싶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동안 축구선수로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다”며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선수생활을 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올림픽 본선을 앞둔 시점에 급작스러운 기자회견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배려해 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함께 할 선수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선수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 “뛰거나 안뛰거나 그것이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저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제 입장을 잘 정리하고 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왔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10년 장기체류자격을 얻음으로써 국내 거주가 60일 이내로 제한돼 있는 박주영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나 개인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