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에서 공들이는 김회선 의원
친박에서 공들이는 김회선 의원
  • 조기성 기자
  • 입력 2012-06-13 09:37
  • 승인 2012.06.13 09:37
  • 호수 945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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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차장 출신에 남상태 매제

▲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
[일요서울|조기성 기자]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 2차장을 역임한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초선·서울 서초갑)의 주가가 상승세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을 비롯해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에서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 국내정보 수집을 담당했던 국정원 2차장 이력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거티브 방어만이 아닌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을 위해 김 의원의 정보 수집 능력은 대선 정국에서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이유로 김 의원은 조만간 출범 예정인 박근혜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회선 의원은 국정원 2차장 재임 시절 ‘언론 장악’ 논란과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등으로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내에서조차 집중 질타를 받았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을 결정한 2008년 8월11일 최시중 당시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나경원 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등이 했던, 이른바 ‘언론대책회의’에 현직 국정원 2차장 신분으로 참석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당시 국회 정보위에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들으려고 20~30분가량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현 정부의 언론장악에 반발해 MBC노조 등이 일제히 파업을 하고 있는 시점에 ‘언론 장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 의원을 공천한 것은 대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점이 많은 김 의원을 굳이 친박 핵심이던 이혜훈 최고위원 지역구에 꽂은 것을 보면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김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기도 하지만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매제라는 메리트에 더해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 변호사로 있으면서 정재계 인맥이 굉장하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2005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그만두자마자 김앤장 변호사로 영입됐고, 국정원 2차장을 지낸 뒤 다시 김앤장으로 복귀했다. 김앤장 근무 당시엔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자금 사건 등에서 재벌 총수들을 변호했다.

김 의원이 언론과 대기업 관련 정보를 가지고 ‘박근혜 캠프’에서 모종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최경환-권영세가 김회선을 국회로(?)

김 의원의 국회 입성은 새누리당 공천 구설수에 회자되고 있는 ‘최재오-권방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바로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친박 핵심 실세로 떠오른 최경환 의원과 권영세 전 사무총장을 가르키는 말이다. 최 의원은 김회선 의원의 매형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연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의원과 남 전 사장은 2009년에 ‘자랑스런 연세상경인상’을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권 전 사무총장은 김 의원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검사 후배이기도 하다. 이런 연으로 이들은 김 의원의 국회 입성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경환-권영세, 공보-전략기획 본부장으로

최 의원과 권 전 사무총장은 ‘박근혜 캠프’에서도 각각 공보담당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거론되는 등 중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홍사덕 전 의원이 전체 캠프 조율을 담당하는 총괄본부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캠프 운영은 이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애초 총괄본부장으로 거론되던 최경환 의원이 공보담당본부장을 맡는 데 대해 친박들은 “앞으로 경선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 당 안팎에서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네거티브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보 기능이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과 김회선 의원이 더욱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회선, 네거티브 대응팀 주축

새누리당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회선 의원과 김재원 의원 중심의 ‘네거티브 대응팀’이 벌써부터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대응팀은 상대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 임무와 함께 상대 후보 측에 대한 검증 준비 작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업무는 법률작업보다 정보수집과 분석작업이기 때문에 김회선 의원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8일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의원 뿐만 아니라 우리당의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선이 끝나고 (대통령)후보가 확정되면 우리당 후보에 대한 공격에 법률적으로 대응하고 조언,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김회선 의원과 함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김재원 의원은 지난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대응팀에 관여했고, 그동안 박 전 위원장을 비방하는 세력들에 대한 각종 고소 사건에서 법률실무와 조언을 전담해왔다.

김회선 단점이 박근혜에게 독이 될 수도

김회선 의원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친박 내 세력 다툼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김 의원이 가진 장점이 바로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맨 먼저 ‘언론 장악’과 ‘민간인 불법사찰’ 중심에 서있던 국정원 2차장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박 전 위원장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나도 피해자”라며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에서 한 발짝 물러서려는 스탠스를 취했지만 그 중심에 있는 김 의원을 자신의 캠프 요직에 등용하면서 자연스레 MB정부와 연결고리를 형성, 함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연주 당시 KBS 사장의 해임을 논의한 ‘언론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사실 자체가 MB정권 언론장악 책동의 책임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MBC노조 등이 ‘언론장악 심판, 공정언론 복원’을 외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박 전 위원장이 김 의원을 전면배치한다는 것은 MB정권의 언론장악 행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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