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천성산 지킴이’로 알려진 환경운동가 지율 스님이 12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저서 내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율 스님은 문 고문의 자서전 '운명'의 내용 중 일부를 정정하고 사과문 게재와 함께 2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배경은 문 고문이 쓴 책 ‘운명’의 내용 중 천성산 터널과 관련해 “책에는 천성산 터널 문제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른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다”며 “하지만 당시 노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노선 재검토가 아니라 백지화와 대안노선 검토였다”는 것.
지율 스님은 “문 고문은 책에 단식운동을 하는 나를 찾아와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7년이나 경과한 사건에 대해 나의 법명을 거론하며 마치 내가 당시 종정 스님의 지시를 어긴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시 천성산 터널 사건을 정치적으로 불교계의 사안으로 만든 것은 참여정부였다”며 “노 대통령이 갈등을 조정한 게 아니라 갈등을 조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천성산과 관련해 종단의 지시를 받은 일이 없는데도 문 고문이 마치 내가 종단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묘사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것이다.
지율 스님은 문 고문의 정치적 행보에 맞춰 출간된 자서전에서 자신과 관련된 부분이 왜곡돼 있다면 삭제돼야 하고 이런 이유로 문 고문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고문측은 “사회적 갈등 관리의 어려움을 말하기 위해 객관적 상황을 간략하게 기술한 것”이라며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스님과 입장이 달랐지만 스님의 주장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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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