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새한국사', 한국 역사의 신선한 통찰...40년 연구 결실
신간 '새한국사', 한국 역사의 신선한 통찰...40년 연구 결실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2-06-12 10:02
  • 승인 2012.06.1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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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에 맞춘 아시아 역사, 한반도와의 관계는~

외계충격설이 동아시아 농경사회에 미친 영향...'그에 따른 환경 변화 흥미진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이태진 저자가 40여 년간의 연구생활 끝에 '새한국사'를 펴냈다. 저자는 기존의 일국사 중심의 역사에서는 지구적 환경 변이 속에서 형성되었던 민족, 종족 간의 연동의 장기 역사를 조망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다.

 
저자는 역사관과 세계관을 협소하게 만들 우려가 있는 기존의 한국사 개설서에 대한 문제의식 아래에서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한국통사를 지향했다. 이 책 ‘새한국사’는 외계충격에 의한 장기 자연재난 현상을 역사 분석의 중심에 둠으로써, 농경사회 동아시아의 동요 속에서 한민족이 이를 어떻게 흡수했는지를 거시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연동의 역사’로서의 동아시아가 있는 한국통사로서, 우리 역사에 대한 더 넓은 시야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새한국사’는 한반도의 선사시대 사람들의 바위 그림, 단군신화, 북방식 대형 고인돌 등이 외계충격 현상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19세기 조선 후기에 이르는, 곧 개항 이전까지의 한국의 역사를 조망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외계충격설은 유성과 혜성 등의 지구 근접물체들이 지구의 대기권에 끌려 들어와서 공중 폭발하거나 지구 표면에 충돌하는 현상에 대한 담론이다. 이 이론은 외계충격에 의해서 지구상에 나타나는 기상 이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전근대의 농경사회 해석에 강력한 분석 도구가 될 수 있다.
 
동아시아의 경우, 말갈-여진, 거란, 몽골, 돌궐 등 북방의 유목민족들이 농경지대인 중국으로 남하할 때 그 역사는 반복해서 큰 파동을 일으켰다. 저자는 그 파동의 원인이 외계충격 현상으로 인한 장기 자연재난에 있었다는 것을 규명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하에 저자는 한국사의 내적 분석에서 관료제도와 토지제도 및 수취제도의 변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역학관계와 지배계급 내부의 역학관계, 그 관계를 조정하는 소통, 당대의 사상과 학문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변화의 요구가 거부될 때 지배계급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고 광범위한 대규모의 민란이 발생함으로써, 권력 교체는 이루어졌다. 저자는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한반도의 거시적인 사회변동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새한국사’는 삼국사기를 통해서 확인되는 통일신라기의 약 200년간에 걸친 장기 자연재난 현상, 이 시기 통일신라와 대제국 당나라의 쇠락, 10-11세기의 ‘따뜻한 중세’의 안정을 깨트린 12-13세기의 외계충격에 의한 유목지대의 자연재난과 몽골 부족의 이동, 여진족의 이동과 금나라의 탄생, 거란족(요)의 멸망, 그 시기 고려에서 일어난 여러 변란, 14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자연재난으로 인한 원-명 교체, 일본 남북조의 분열 속의 왜구의 출몰,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 변혁 등이 담겨 있다.
 
책에 따르면 1490년 무렵부터 다시 찾아온 외계충격에 의한 자연재난은 이후 270년간 조선 사회를 크게 흔들어놓았다. 저자는 이러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역사를 배경삼아 실록 속의 자연재난 분석론을 담았다.
 
 
저자 이태진
1943년 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거쳐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받음. 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문학박사. 경북대학교 교양과 정부 및 문리과대학 사학과 전임강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교수 역임.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진단학회 회장, 역사학회 회장 및 한국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역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문화재 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재임 중.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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