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도박 중독자를 카지노에 끌어들였다면 카지노 측이 잃은 돈 일부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는 11일 도박 중독인 김모씨가 본인을 카지노에 끌어들여 돈을 잃게 했다는 이유로 서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직원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4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카지노 측이 도박중독에 빠진 김씨에게 접근해 카지노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해주면서 도박을 유도했다”면서 “김씨가 입은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8년부터 2년여 동안 도박으로 8억 7000만 원을 잃어 8억 원 상당의 소를 제기한 바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서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직원 정모씨 등 2명은 김씨가 도박 중독이라는 것을 알고 접근해 카지노에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도록 볼리비아 영주권을 무료로 발급받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김씨가 스스로 카지노를 출입하고 도박을 한 점 등을 미루어보아 카지노 측의 책임 범위를 50%로 제한했다.
또 카지노측이 제공한 현금과 기프트카드 3300여만 원은 공제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는 벌금 1500만 원을, 도박개장과 여권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 등 2명은 징역 2년·집행유예 3년과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은 바 있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