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한은-금감원 공동검사에 떠는 이유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한은-금감원 공동검사에 떠는 이유는?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2-06-05 10:25
  • 승인 2012.06.05 10:25
  • 호수 944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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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미래에셋그룹

 
- 연이은 미래에셋 집중검사…“박 회장 숨겨둔 것 있다, 없다?”
- 부인 김미경씨, 대기업의 중소업종 진출 제한 무시하고 카페 운영해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이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에 계속 쫓기는 형국이다. 금감원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병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투자 위반을 적발하고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불건전 영업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고삐를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총재 김중수)도 금감원과 함께 미래에셋의 결제시스템 운영과 리스크 관리 실태에 대한 공동검사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의 향후를 두고 평이 갈리는 상황이다. 거기에 박 회장의 지나친 그룹 지배구조 장악과 부인 김미경씨의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한 카페 운영까지 논란으로 떠오른 현황을 짚어봤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진=뉴시스>

금감원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병되기 전인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A투자회사를 운용하면서 부동산펀드 투자 한도를 최소 2억7000만 원(0.03%p)에서 최고 193억6000만 원(2.5%p) 초과 위반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옛 간접투자자산운용법상 자산운용사는 부동산펀드 운용 시 투자회사 자산의 70% 이내에서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지만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이를 어긴 것이다. 앞서 박현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전면 합병을 발표했는데, 개별적으로 특화했던 맵스를 살리지 못하고 자산운용에 합병시켜 미래에셋의 향후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금감원은 최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징계 수위는 곧 열릴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적발은 지난해 9월 3주간 벌인 미래에셋생명 종합검사 결과, 미래에셋생명이 퇴직연금 유치경쟁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금지된 중도인출을 허용하는 등 부당행위를 저지른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은도 금감원과 함께 ‘미래에셋 잡기’에 나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금감원과 함께 미래에셋의 결제시스템 운영과 리스크 관리 실태를 공동검사하는 안건을 의결했으며 오는 10일 전후 검사에 착수해 15일가량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한은은 자본시장통합법에 의해 규정된 소액결제 등 미래에셋증권 자금이체 관련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영실적 등 건전성을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잡기’에 나선 사이좋은 한은-금감원

이와 관련, 권혁세 금감원장은 미래에셋에 대한 한은과의 공동검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권 원장은 지난달 30일 “가계부채, 금융시장 안정, 건전성 감독 등의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한은과 금감원의 긴밀함이 필요한 때”라면서 “향후에도 한은에서 분야별 공동검사 요청이 들어오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미래에셋 공동검사는 정기 공동검사라고 이야기하지만 재계에서 기업 세무조사 시 정기 세무조사라고 하며 옥죄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은 미래에셋 집중검사를 두고 ‘박현주 회장이 정말 뭔가를 감춰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에셋의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비상장사도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의 41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와이디온라인으로 단 2개뿐이다.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컨설팅과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등은 모두 비상장사다. 따라서 공시의무가 없고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오너인 박 회장 일가는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91.86%를 보유 중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62.56%,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47.35%도 갖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보험 지분 47.06%, 미래에셋증권 지분 36.98%,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2.23%를 보유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막강한 상황이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에게 너무 집중된 측면이 있고 그것이 장점과 단점으로 동시에 작용한다”면서 “지배구조의 분권화는 물론 그룹 차원의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편 박 회장 일가가 91.86%의 지분을 가진 미래에셋컨설팅은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빌딩 1층에 카페 브라운벤치(Brown Bench)를 운영하고 서울 수하동 센터원 빌딩에도 브라운벤치와 함께 카페 크리에이트(Cre8)를 운영해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확인한 지분율로 볼 때 미래에셋컨설팅의 위치가 사실상 계열사들을 거느린 지주회사 격인 데다가 박 회장의 부인 김미경씨가 사내이사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대기업의 중소업종 진출과 관련해 미래에셋 역시 뭇매를 맞을 법해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사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카페들로 실제로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면서 “센터원에 있는 브라운벤치 등은 아직 수익이 많지 않지만 점차 수익구조가 개선되면 기부금도 늘어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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