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경쟁… 대권주자별 손익계산서
민주 당권경쟁… 대권주자별 손익계산서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6-05 09:37
  • 승인 2012.06.05 09:37
  • 호수 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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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먹구름’, 김두관 ‘화창’, 손학규 ‘반색’

▲ 좌부터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손학규 상임고문

[일요서울|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이 치러지면서 자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은 경선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6.9전당대회가 당내 세력 재편의 계기이기도 하지만 이후 치러질 대선후보 경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당대표 후보들 못지않게 이들의 마음도 초조하기만 하다.

현재 ‘이해찬-문재인’ ‘김한길-김두관’ 구도가 짜이면서 후보 간 합종연횡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상임고문도 틈새를 공략하며 반등세를 노리고 있다. 두 후보 사이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손 고문은 현재로선 김한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며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대세론 꺾인 이해찬…문재인 ‘흐림’

이번 전대가 싱겁게 끝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이해찬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문재인 상임고문 역시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적극 지지하던 그였기에 이에 대한 후폭풍은 고스란히 문 고문에게 전이되고 있다.

‘이-박 연대’ 초기 이 후보가 문 고문에게 손을 내민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대선경선을 앞두고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이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사람은 당권을 또 다른 한 사람은 대권을 염두에 두며 파트너십을 형성했지만, 되려 국민적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대의 한 축인 호남조차 이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은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문 고문이 상당히 불리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경선을 통해 친노에 대한 비토정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그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김두관으로 분류되는 영남지역 친노그룹이 분화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대권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김한길 대안론에 김두관은 ‘맑음’

이에 반해 친노진영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표정은 밝다. 문 고문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김 지사 입장에서 ‘이해찬 대세론’이 꺾이고 ‘김한길 대안론’이 부각되는 상황은 그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부산을 제외한 울산, 경남, 대구, 경북에서의 대의원 투표결과를 놓고 김 지사 측 물밑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정가의 분석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의 후원자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김한길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지사는 현재 ‘중립’을 선언하며 당대표 경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영남지역 경선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김한길-김두관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한길 후보의 핵심 측근은 지난달 31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反(반) 이해찬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김한길 후보에게 표심이 몰린 것”이라며 “김-김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해찬 후보의 당대표 당선이 특정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결국 공정한 경선을 치를 수 있는 김한길 후보를 지지한 이유가 됐다”며 “이심전심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심전심’ 손학규… 틈새 공격 노려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담합’이라 규정하며 이를 비판하던 손 고문은 반 이해찬 그룹에 동조하며 김한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한길 후보가 이변을 일으키자 손 고문은 반색하는 모습이다.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친노와 비노의 경쟁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상황은 손학규 고문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나쁘지 않다. 친노-비노, 호남-비호남의 대립은 당 쇄신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부분이다.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파벌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의외의 호재를 맞을 수 있다.

손학규 고문의 최측근은 기자와 통화에서 “친노-비노의 경선구도가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우린 그걸 넘어서야 한다. 화합의 아이콘이 이를 이끌어 가야 한다”며 손 고문의 강점을 추켜세웠다.

그는 김한길 후보에 대한 손 고문의 지지설과 관련해 “김 후보를 대놓고 지지한 적은 없다”면서 “다만, 손 고문을 지지하는 지역의 대의원들이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가 됐을 시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이라는 것이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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