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생각만 해도 이내 가슴이 벅차오르는 단어, 바로 ‘친정엄마’가 아닐 까 싶다. ‘엄마’라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다가도 이내 엄마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짜증부터 앞서는지… 엄마에게 투정 부리던 사춘기 소녀가 어느새 훌쩍 자란 딸을 둔 엄마가 되어 있다는 걸 느낄 때면 “너도 나중에 너 같은 딸 낳아봐”라던 친정엄마의 말이 귓가에 맴돌며 이내 눈물이 핑 돈다. 평생 어리광 부리는 사춘기 소녀일 것 같았지만 어느새 나이를 먹어 엄마가 되어 있듯 언젠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될 사춘기 딸과 함께 눈물 흘리고픈 공연, 지금은 주름지고 허리가 굽은 엄마에게도 나와 같이 수줍던 소녀시절이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공연. 바로 뮤지컬 친정엄마다.
지난 2010년 엄마와 딸을 울고 웃게 했던 대한민국 명품배우 김수미와 나문희가 뮤지컬 친정엄마 시즌 4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정감 가는 입담과 재치 있는 애드리브로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김수미와 순박하고 소소한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나문희의 연기에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다가도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드리움을 느낄 수 있다. 2011 뮤지컬 친정엄마는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두 배우의 공연 중 그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결코 후회가 없다. 이는 김수미와 나문희 두 배우가 모두 우리네 친정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했기 때문은 아닐까. 두 배우가 각각의 매력으로 표현한 걸걸하고 구수한 느낌의 친정엄마와 딸들 눈엔 답답해 보일지언정 늘 그 자리에서 웃음 짓는 친정엄마의 모습 모두가 꿈속에서 늘 그리워하고 눈물짓던 친정엄마의 모습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브로드웨이에 ‘맘마미아’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친정엄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뮤지컬 ‘친정엄마’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 가요들을 선곡해 150분가량의 러닝타임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재구성 된 다양한 장르의 곡은 김수미·나문희·양꽃님·이혜경의 명품 연기와 자연스레 어우러져 극의 몰입도를 높였음은 물론, 섬세하고 세련된 선율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할 만큼 완벽성을 지녔다.
친정엄마와의 따뜻한 시간을 놓쳤다면 하루라도 빨리 엄마와 마주앉아 이 감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딸의 손에 이끌려와 눈물 흘리고 또 다시 친정 엄마의 손을 붙잡고 재 관람 하고 싶은 공연 뮤지컬 친정엄마는 오는 2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