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달라…정권 통제·권력 세습 '척척'
北,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달라…정권 통제·권력 세습 '척척'
  • 정의진 기자
  • 입력 2011-03-15 11:19
  • 승인 2011.03.15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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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독재자들이 권좌에서 속속 물러나고 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1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젊은이들은 평양광장에서 붉은색 깃발을 휘두르며 삶의 질 보장을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의 손에는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플래카드도 함께 들려 있었다. 전날 이 젊은이들은 한 이데올로기 세미나에 참여해 현 사회체제 흐름에 자신의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했다.

이처럼 중동 등 일부 국가 독재자들은 대중들의 민주화 촉구에 못 이겨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해외로 도피했지만 김 위원장 일가는 그들의 명백한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노동당 부위원장으로의 권력 세습도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식량 부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의 각성이 김 위원장의 군사력 등으로 인해 저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해외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이 성공적인 권력 세습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성환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0일 "북한은 국내 선전을 약화시킬 수 있는 외부 언론 보도에 대한 차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제임스 리치 공화당 의원도 지난 8일 미 상원 외교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한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스티븐 보스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 정부가 하는 국내·외적인 모든 행동은 오직 한 가지 목표를 위한 것"이라며 "바로 현 정권의 영구화"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좀 더 특별한 목표가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일가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일성 전 북한 국가주석의 경제선생으로 유명한 김광진 경제학자는 "북한은 김정은의 이미지를 북한을 세운 김일성과 연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이 여전히 '신과 같은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북한은 겨우 28살의 김정은을 찬양하는 선전노래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노래 가사 또한 김일성과 연계돼 있다.

김광진은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김정은은 김일성이 젊은 시절 입었던 외투와 비슷한 색상의 겉옷을 걸치며 심지어 이발까지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 세습을 위해 다른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들도 알고 있다"며 "이에 김일성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개최된 조선노동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에 김정은은 군사 분야의 2인자로서 군부를 장악하는 등 중요한 군사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해외 분석가들은 김정은이 과연 지배층에서 어느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할 수 있을지 의혹을 품고 있다. 김정은이 원래 강력한 인사인가? 아니면 한낱 지배층 언저리에 있는 인사가 될 것인가?

김광진은 "김 위원장이 숨지게 되면 김정은의 권력 세습은 확실하다"며 "김정은은 이미 중앙군사위 2인자로 올라섰다. 이는 곧 나라를 물려받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해외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간사이 대학교 북한 전문가 이용화 교수는 "김 위원장 일가는 지난해 중국과의 유대를 더욱 끈끈히 다졌다"며 "중국은 향후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지 않다고 홍보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경제 및 권력 세습 문제를 안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근복적인 지지를 필요로 할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eenju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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