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박성호 MBC 기자회장이 또 한번 해고됐다. 이와 함께 최형문 기자회 대변인에게는 정직 6개월, 왕종명 기자에게는 정직 1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MBC 측은 30일 이들이 시용 기자 채용에 반대하면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기자들의 보도국 농성을 주도했으며, 지난달 16일 권재홍 보도본부장(뉴스데스크 앵커)의 퇴근을 저지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해고 처분을 받은 박성호 기자회장은 이미 지난 2월 29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으나 4월 9일 재심에서 정직 6개월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해고를 처분함에 따라 두 번이나 해고 통보를 받게 됐다.
이에 MBC 기자회는 30일 밤 트위터를 통해 박 기자회장의 편지를 공개했다.
박 기자회장은 “지난 주 인사위 회부 이후 많은 분들이 해고를 기정사실화했지만, 저는 속으로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회사가 내세운 사유로는 제가 17년간 열정을 바쳐온 일자리를 잃게 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라며 사측의 해고 통보를 반박했다.
이어 박 기자회장은 “저는 이번 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에 대한 회사의 대응이 과연 제 행위에 비례하는 상당한 것이었는지,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기본권을 회사의 사규로 짓밟아 버린 건 아닌지 시민의 입장과 헌법적 견지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밟아 제자리로 돌아오겠습니다. 꼭 돌아오겠습니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회사 측의 박 기자회장 해고 통보에 대해 MBC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노동자에게 해고는 사형 선고다. 한번을 해도 잔인무도한 칼부림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한 사람에 대해 두 번씩이나 해 대는 김재철과 그의 부역자들 머릿속엔 대체 어떤 괴물이 들어 앉아 있는 것인가?”라며 “오물을 뒤집어쓴 채 역한 냄새를 풍기며 지나는 곳마다 더러운 흔적을 남기는 제 모습은 스스로 보지 못하고 사내 질서 문란 운운하며 멀쩡한 이에게 제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꼴”이라며 회사 측을 비판했다.
노조 측은 “지금 김재철과 그의 부역자들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해고와 징계뿐”이라며 “피할 곳을 찾지 못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는 김재철과 그 일당들이여! 당신들의 처절한 몰락을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며 김재철 사장과 회사 임원들을 겨냥했다.
MBC 측은 지난달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 후 정규직 전환을 고려한다는 조건으로 경력기자(시용기자)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냈고 이에 MBC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이로 인해 세 명의 기자가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는데까지 이르렀다.
한편 MBC 노조는 현재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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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