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나운서는 지난 29일 사내 인트라넷 자유발언대를 통해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다”면서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폭력을 가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냐 하면서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하다. 여전히 내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다”며 “진정성 있는 대의 명분과 정당한 수단이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한 두려움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배 아나운서는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다”면서 “야당 측 국회의원과 진보 진영의 저명 인사들이 차례로 초정됐고 소셜테이너로 알려지며 여러 번 정치적 성향을 밝혀온 연예인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 듯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MBC 노조는 30일 오전 공식 트위터를 통해 “1000명이 넘는 직원들 가운데 파업 참여자만 750여 명, 김재철 퇴진에 뜻을 같이하고 있는 사람들이 1000여 명. 12일, 그리고 네 달이 넘어갑니다. 김 사장이 나가면 저희가 벼락부자라도 될까요? 그녀 마음의 평안을 기원합니다”라며 “그녀가 김재철의 아바타가 아니듯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자기 욕심을 위해 사는 거죠. 그녀의 욕심은 모르겠지만 저희 욕심은 분명하죠. 자랑스러운 회사에 부끄럽지 않게 다니고 싶은 것, 그것 뿐입니다. 마음의 평안을 빕니다"라고 입장을 전해 배 아나운서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수진 기자도 3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뒤늦게 배현진을 보며 자기합리화와 나르시시즘이 폭력이 된다는 걸 ‘실증적’으로 목격 중. ‘내가 주인공이고 내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가장 중요하다’는 유아적인 의식만 버려도 세상을 깔끔하게 살 수 있는데. 아 배현진의 주인공 정신은 참 안쓰럽군요”라며 비난했다.
이남호 기자 역시 2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폭력행사가 있었다는 부분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했다는 건지 배현진 씨와 같은 연차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한번도 그런 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그런 일이 잇엇다면 인사위에 부치든 형사적 처벌을 하던 해결책을 찾으시기 바란다. 이런데서 이런식으로 언급해서 그게 마치 노조 전반의 문화인 것처럼 악용하시지 말라”고 반박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