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생활 엿보며 ‘쾌감’느끼는 사람들
남의 사생활 엿보며 ‘쾌감’느끼는 사람들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2-05-29 11:40
  • 승인 2012.05.29 11:40
  • 호수 943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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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대체 왜 이렇게 유행인가?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몰카로 인한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에 소형 몰래 카메라 기기와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몰카로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장소 또한 가리지 않고 있다. 여대 화장실에서 지하철, 쇼핑몰 등 대중들이 모여 있는 장소는 어디든지 몰카의 현장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남성이 남성의 화장실을 촬영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 또한 얼마 전 중국에서는 ‘남성들의 몰카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글까지 올라와 몰카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새롭게 했다. 도대체 남성들은 왜 몰카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리고 여성들은 이러한 몰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정상적 소통 아닌 ‘몰카와의 소통’ 몰두
몰카에 극도의 불안감 느끼는 여성 늘어

최근 몰카 사이트에 종종 접속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 그는 이제까지 가끔씩 보던 ‘야동’보다 오히려 이러한 몰카가 더욱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은밀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관음에 중독된 사람들, 정신적 문제 있어
“흔히 ‘관음증은 인간의 본능이다’라고 말하는데, 사실 나는 그런 말 같은 건 믿지 않았다. 하지만 몰카를 조금씩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사람들이 자기 혼자 있다고 생각하고 하는 행동들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듯 한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특히 여자들의 화장실 몰카와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불륜 같은 몰카는 그 어떤 스릴있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 역시나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 같다.”

물론 이씨의 말처럼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본능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몰카에서 쾌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소통이 극히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상적인 소통이 아닌 ‘몰카와의 소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몰카에 푹 빠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타인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상대의 극히 사적인 면까지는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것은 각자가 보호되어야할 사생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상적인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되어야할 남의 사생활을 엿보면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상대방은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강한 사람인 것처럼 인식이 되고 이것이 성적인 쾌락과 결합되면서 중독 현상을 낳게 되는 것이다. 실제 몰카 때문에 검거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심하고 말도 유창하지 못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그들이 타인과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하다.”

몰카가 횡행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은 이러한 몰카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직장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검거된 몰카는 ‘아마추어 몰카?’
“화장실에 몰카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부터 혼자서 화장실을 갈 때면 나도 모르게 이곳저곳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실제 몰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안한 상태에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차라리 그런 성적 욕구가 있다면 성매매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하면 누군가가 돈이라도 벌지 않겠는가. 몰카가 횡행하고 그것으로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남자들에 치가 떨린다.”

또 나아가 실제 몰카의 희생양이 된 여성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대인기피증까지 느끼게 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은 딱히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늘 피해자의 가슴에 상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몰카의 기술이 점점 더 진보하고 있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 우리가 찍히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소형 카메라는 이제 거의 눈치를 챌 수 없을 정도로까지 작아져버렸고, 이제는 옷에 자연스럽게 부착해서 상대방을 찍을 수도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 찍는 몰카는 어린이 장난 수준’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정말 ‘프로 몰카꾼’들은 상대방이 전혀 알 수 없는 곳에 몰카를 설치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수거하는 일도 아주 은밀하게 하고 있다는 것. 그들은 그렇게 몰카를 찍는 것 자체가 직업인 사람들로 이렇게 촬영된 몰카는 인터넷에 돈을 받고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언제 어떻게 찍혔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모습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명백한 범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몰카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현재까지는 몰카 탐지기를 통한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이 이러한 몰카 방지기를 다니고 다닐 수는 있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몰카를 신경써야 한다는 것도 사실은 극도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지금처럼 몰카를 찍는 범인들이 검거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사법당국이 정기적으로 공중 장소에 대해서 몰카 탐지를 하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지만 이 역시 현실에서 적용하기에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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