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前국세청장 이르면 8일 소환…'학동마을' 대가성 등 조사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7일 이른바 '청장 연임 골프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골프회동에 참여했던 포항·경주 지역 기업인 2명을 불러 한 전 청장이 청장 연임 등을 목적으로 여권 인사들에게 골프접대를 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청장은 2008년 12월25일 경북 경주에서 이명박 대통령 형인 이상득 의원의 측근인 한나라당 K, L 의원과 기업인 등에게 골프 접대를 한 뒤 이 대통령 동서 등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참고인들은 골프 회동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르면 8일 전군표 전임 국세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키로 했다.
검찰은 전 전 국장을 상대로 한 전 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고(故) 최욱경 화백의 고가 그림 '학동마을'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한 전 청장이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진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학동마을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보관 중이며, 검찰은 이 그림의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소환됐던 한 전 청장은 이번 주중 다시 소환돼 인사청탁 그림로비와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등을 조사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진술이 한 전 청장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들을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3억원 로비자금 요구 ▲태광실업 세무조사 청와대 직보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안 전 국장 조사와 관련, "지난 4일 12시간여동안 벌인 조사에서 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며 "일부 주장은 바뀐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전 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관할인 부산국세청이 아니라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이 맡은데 대해 "한 전 청장한테 직권 조사라는 말을 들었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원 기자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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