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국물’ 저물고 ‘빨간국물’ 귀환
‘하얀국물’ 저물고 ‘빨간국물’ 귀환
  • 강길홍 기자
  • 입력 2012-05-24 09:53
  • 승인 2012.05.2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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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상반기 라면시장 지각변동

[일요서울ㅣ강길홍 기자]  국내 라면시장에서 하얀국물 라면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지난해 12월 17.1%에서 올 4월 7.9%까지 급락했다. 하얀국물에 밀려 지난 12월 59%대까지 하락했던 농심은 진짜진짜와 블랙신컵 등 빨간국물 신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63%까지 회복했다.

4월까지 라면시장 브랜드별 매출액 등 AC닐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종의 매출액이 지난해 12월 약 300억 원까지 오르면서 최고점을 나타냈지만 올 1월에는 240억 원, 2월 200억 원, 3월 180억 원, 4월 115억 원으로 떨어지며 인기가 시들고 있다.

하얀국물 라면의 점유율도 올 4월 7.9%를 기록하며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나가사끼짬뽕의 경우, 올 4월 64억 원 매출로 매월 급감추세에 있으며 하얀국물 시장을 창출했던 꼬꼬면도 30억 원의 저조한 실적으로 라면시장 매출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하얀국물 라면의 퇴조 이면에는 빨간국물 라면의 돌풍이 있다. 올 초부터 각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매운맛을 콘셉트로 하는 다양한 빨간국물 라면을 선보였다. 농심의 고추비빔면․진짜진짜․블랙신컵을 비롯해 삼양의 돈라면․불닭볶음면, 팔도의 남자라면 등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빨간국물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4월 전체 라면시장 매출 10위권에도 신라면․안성탕면․너구리․삼양라면 등의 빨간국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농심의 ‘진짜진짜’는 출시 3주만에 한 대형마트 라면판매 순위 5위권에 진입하면서 빨간국물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주도하며 출시 한달만인 지난 18일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팔도도 화끈한 매운맛 남자라면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12 팔도 프로야구와 연계해 대대적인 판촉에 나섰으며, 향후 남자라면 컵라면 출시로 판매량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하얀국물 라면의 빈자리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 채우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짜파게티․삼양라면 등 수십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전통의 인기제품들은 하얀국물 라면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인기가 부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급격히 시들기 시작하면서 기존 강자들이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며 “신라면은 물론 너구리․짜파게티․삼양라면 등 개성이 확실한 제품들의 경쟁력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lyoseoul.co.kr

강길홍 기자 sliz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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