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수입 전기다리미 수입·유통업자들이 시장 독과점 구조를 악용해 평균 129.6%의 폭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거품 가격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21일 지난 4월 15일부터 한 달간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점,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 전기다리미 41개 제품에 대한 소비자 가격 동향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수입 품목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공정위가 소비자원에 의뢰해 실시했다.
조사결과 3만6600원에 수입된 유럽산 전기다리미는 5만4103원에 중간상인이나 소매업체에 판매하고 소매업체는 소비자에게 8만2027원에 팔아 부가가체세를 포함하면 소비자가격은 9만2430원으로 둔갑해 있었다.
이는 평균 유통수익률 129.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대상인 41개 제품 가운데 100~150%의 유통수익률을 내는 제품이 22개로 절반을 넘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전문점은 수입업체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 받아 유통단계가 2단계에 불과했지만 가격은 중간상인을 낀 백화점과 같거나 비슷했다”면서 “전기다리미 수입업체 시장의 독과점 구조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산 전기다리미 수입업체는 세브코리아, 필립스전자 등 단 2곳에 불과하다. 이들은 FTA발효 이후에도 가격을 그래도 유지하다 정부가 가격점검에 나서자 가격을 내리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테팔의 FV9530 모델의 경우 한·EU FTA 발표 이전가격인 13만6000원을 지난달 초까지 그대로 유지했다가 지난달 5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현장점검에 나서면서 이틀 만에 8% 관세 인하폭을 적용해 12만5000원으로 급히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가격은 오프라인 가격보다 쌌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거래되는 16개 모델 가격은 판매점 가격의 62.2% 수준에 머물렀다. 백화점 온라인올의 14개 모델 가격은 오프라인 매장의 81.9%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오픈 마켓은 가격 수준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가장 싸고 AS도 제대로 제공되는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은 오픈마켓을 통한 구매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