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브라질 폭군 조제 알도와 '맞장' 뜬다... 세계 격투 선수들 "코리안 좀비 사랑해"
정찬성, 브라질 폭군 조제 알도와 '맞장' 뜬다... 세계 격투 선수들 "코리안 좀비 사랑해"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2-05-21 14:19
  • 승인 2012.05.21 14:19
  • 호수 942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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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3연승으로 페더급 타이틀전 내정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코리안 좀비’ 정찬성(25)이 챔피언 벨트 사냥에 나서게 됐다. 정찬성은 지난 16일 펼쳐진 ‘UFC on FUEL 3’의 메인이벤트 선수로 나와 페더급의 강자 더스틴 포이리에를 4라운드 ‘다스초크’로 제압했다. 다스초크는 한쪽 겨드랑이와 반대쪽 목을 동시에 조르는 기술이다.

정찬성은 승리 직후 “조제 알도를 원한다”는 소감으로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고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은 TV 인터뷰에서 올해 안으로 정찬성의 타이틀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는 오는 7월 ‘UFC 149’에서 도전자 에릭 코크와 경기가 예정돼 있다. 정찬성은 두 선수의 승자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정찬성은 UFC에 입성했을 때부터 줄곧 “조제 알도를 꺾고 챔피언이 되겠다”는 발언을 해왔다. 지난 2월 [일요서울]과의 인터뷰 당시에도 정찬성은 “현재 페더급 내에서 조제 알도 다음가는 선수는 나라고 생각한다”며 페더급 랭킹 10위권 선수로 보기에는 어려운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인터뷰에서 정찬성은 “경기를 많이 봤지만 조제 알도의 단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꺾어 보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리고 그 목표를 불과 3개월 만에 절반이나 이뤄 냈다. UFC 홈페이지는 정찬성의 포효 장면을 메인 페이지에 띄우면서 ‘코리안 좀비의 벨트 사냥이 시작됐다’는 문구를 달았다.

 

 
▲ 정찬성(왼)과 벤 핸더슨
 
 
지난 16일 개최된 ‘UFC on FUEL 3’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정찬성의 승리를 확신하는 국내외 팬들은 많지 않았다. 적지 않은 격투팬들은 정찬성이 한국인 최초로 UFC 메인이벤터로 나서는 것만큼은 대단하지만 더스틴 포이리에의 강함 앞에 무릎 꿇을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정찬성이 지난해 12월 UFC 경기에서 마크 호미닉을 상대로 6초 KO승을 거둔 바 있지만 ‘운이 따랐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화끈한 경기 스타일과는 반대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 선수로 낙점된 포이리에는 지능적이면서도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로 12승1패라는 성적을 거둔 점, 정찬성이 자랑하는 타격, 주짓수 등의 강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상대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UFC를 중계하는 김대환 해설자 또한 경기를 앞두고 “포이리에는 타고난 격투센스는 물론 체력과 투지, 근성적인 측면에서 남다른 인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발언으로 힘든 경기가 될 것임을 전망하기도 했다.
 
해외 도박업체들 또한 역시 정찬성보다는 더스틴 포이리에의 승리를 점쳤다. 한 도박업체는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두 선수의 배당률을 공개했는데, 정찬성은 ‘+270’을 받았고 포이리에는 ‘-330’을 받았다. 정찬성에게 100달러를 베팅했을 때 승리하면 약 370달러를 받을 수 있고, 포이리에에게 100달러를 베팅했을 때 승리하면 약 130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펀치각의 날카로움, 경기 전략 실행...체급 최고 수준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정찬성은 회복되지 못한 무릎, 어깨 부상과 계체량 체중감량에 따른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분에서 포이리에를 압도했다. 테이크 다운(넘어뜨리는 기술) 방어 능력을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포이리에보다 뛰어난 점이 없다는 해외 매체의 분석을 여지없이 깨트리는 수준이었다.
 
정찬성은 팽팽했던 3라운드를 제외하고는 복싱, 킥복싱, 주짓수, 레슬링적인 측면에서 매라운드 포이리에를 몰아붙였고 적재적소에서 콤비네이션 펀치, 플라잉 니킥, 그라운드 엘보우 등을 적중시키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페어팩스 패트리어트 센터’를 찾은 미국 관중들 역시 경기 초반에는 ‘USA’를 외치며 포이리에를 응원했지만, 정찬성이 연달아 멋진 기술을 선사하자 이에 못지않게 ‘좀비’를 연호하면서 경기를 즐겼다. 카메라에 잡힌 몇몇 미국 관중들은 ‘코리안 좀비 티셔츠’를 입고 나와 정찬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로 체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4라운드에서 정찬성은 타격 이후 서브미션 기술인 ‘다스초크’로 심판의 경기 중단을 이끌어 냈고 승리 소감으로 현 챔피언 ‘조제 알도’의 이름을 불렀다.
 
 
 
 
 
선수·코치·도박사들 예상 엎어
 
‘UFC on FUEL 3’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정찬성은 ‘파이트 오브 나이트’(UFC 넘버 최고 경기)와 ‘서브미션 오브 나이트’(최고의 관절기)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2개 부분에서 보너스를 받은 정찬성은 여태껏 UFC에서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서 총 5개의 보너스를 타내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에서 정찬성은 보너스만 총 8만 달러(약 9300만 원)를 받았다.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선수들도 정찬성의 기대 이상의 기량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격투왕국으로 유명한 미국, 브라질 등의 유명 선수들은 정찬성의 경기 감상 소감으로 “보너스 상금을 더 줘야한다. 정찬성은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 “굉장한 기술과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정신이 대단하다”, “모두들 코리안 좀비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소감으로 기량을 극찬했다.
 
2010년 UFC 데뷔전부터 파란을 일으킨 정찬성은 이번 승리로 페더급 세계랭킹 4위에 등극했다. 인기는 물론이고 실력까지 검증을 마친 것이다. 타이틀전 일정까지 확정될 즈음에는 정찬성의 존재감이 세계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 내에서는 정찬성의 캐릭터 티셔츠가 6종 이상 출시될 정도로, 아시아 선수들로 한정한다면 독보적인 수준이다.
 
경기가 끝난 후 ‘블리처리포트’는 정찬성의 점수를 ‘A+’로 매겼다.
블리처리포트는 “누가 정찬성이 포이리에를 상대로 잘 싸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포이리에가 그냥 이길 줄 알았다. 지금까지 본 정찬성의 UFC 경기 중 최고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블리처리포트는 “정찬성이 펀치를 많이 허용하는 것은 걱정된다.조제 알도의 펀치를 많이 맞으면 정말 위험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정찬성이 메인이벤터 다운 면모를 보였음에는 적극 동의했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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