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건설사 CEO를 거쳐 국회의원, 대통령에 이른 이명박 대통령과 사법고시를 통과해 변호사로 생활하다가 시민단체를 거쳐 서울시장에 오른 박원순 시장의 업무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는 평가다.
서울시청 직원들이 평가하는 이 대통령은 ‘추진력이 있었다’, ‘스케일이 컸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가시적인 사업에 너무 신경을 썼다’,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서울시 예산이 많이 축났다’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박 시장의 경우에는 ‘꼼꼼하다’, ‘항상 시민들을 먼저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너무 부지런해 따라가기 힘들다’, ‘권위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시의 한 주무관은 “이 대통령의 경우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구상한 것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구상한 사업에 반기를 들었던 간부는 다른 자리로 옮기기까지 했다”며 “추진력이 있는 것은 좋지만 부하직원들의 말을 많이 수용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 주무관은 “박 시장은 시민들의 입장을 가급적 많이 들으려 한다. 인사에 있어서도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사람을 배치하려고 노력하는 듯하지만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아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 간부 또한 두 시장에 대한 평가가 다르지 않았다.
한 과장은 “박 시장의 경우 격식을 많이 없앴다. 누구하고나 대화하고자 한다”며 “특히 얼마 전 기능직 직원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모든 업무를 마치고 밤늦게 영안실을 직접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장은 “박 시장은 직원들과 대화하기 위해 가끔씩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한다. 나도 얼마 전에 시장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당시 직접 보고를 하거나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지만 이 대통령도 시민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의 부정적인면만 부각되다보니 이런 노력이 희석된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의 인연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박 시장이 주도했던 ‘아름다운 재단’에 자신의 급여 전액을 기부하며 시작됐다. 이 기부금은 2억 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사람은 기부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로 인연을 맺었지만 현재는 전임 시장과 현직 시장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치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는 이 대통령과 서울시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꿈을 가진 박 시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이다.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