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ㅣ정찬대 조기성 기자]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계파 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 당선자가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박근혜당이 된 상태이며, 민주통합당은 친노(친노무현)계가 가장 큰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구민주계, 시민사회계, 김근태계 등 다양한 계파가 공존하며 이해관계를 맞대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화’가 됐다는 비판과 함께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로 단순 분류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현재 10여개의 계파로 분화돼 있는 상태다. 지난 940호 ‘새누리당 당선자 성향 분류표’에 이어 [일요서울]이 민주통합당 최측근 인사로부터 단독 입수한 민주당 127명의 당선자 성향을 분석 게재한다.
친노 27명 당선에 범친노 15명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라는 확실한 대권주자가 중심을 잡음으로써 계파가 단순 구분되지만, 민주당은 현재 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정동영 등 유력 잠룡들이 물밑에서 대선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대선주자별 계파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문재인, 이해찬 상임고문을 위시한 친노계가 27명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노계 핵심 인사들이 4.11총선을 통해 대거 원내 복귀에 성공함으로써 과거 폐족신세를 면치 못했던 이들은 19대 개원과 함께 당내 가장 큰 계파를 형성하게 됐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친노계 핵심인 문재인(부산 사상구), 이해찬(세종시), 한명숙(비례)을 비롯해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신기남(서울 강서갑), 이용섭(광주 광산을), 서영교(서울 중랑갑), 김현(비례), 김상희(경기 부천시 소사구), 홍영표(인천 부평을), 전해철(경기 안산시 상록갑), 장병완(광주 남구), 박남춘(인천 남동갑) 등이 포함돼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주요 인사와 관료 출신들이 친노진영에 다수 포함돼 있으며, 이용섭 정책위의장, 서영교 홍보위원장 등 상당수 친노인사들이 주요 당직을 맡고 있다.
여기에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범친노계(15명)까지 합한다면 42명으로 당선자 3명 중 1명은 친노 인사로 볼 수 있다. 범친노로 구분되는 정세균계는 이미경(서울 은평갑), 윤호중(경기 구리), 전병헌(서울 동작갑), 강기정(광주 북구), 이상직(전주 완산을) 등이다.
김근태는 떠났지만 GT계는 ‘부활’
17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GT(김근태)계가 친노 다음으로 다수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은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김 고문의 지역구(서울 도봉갑)에서 부인인 인재근 씨가 승리한 것을 비롯해 GT계 인사 상당수가 이번 총선을 기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특히 당내 486정치인 다수가 김근태계로 분류되고 있어 19대 국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리틀 김근태’로 불리는 이인영 최고위원이 서울 구로갑에서 승리한 것은 물론이고, 우원식(서울 노원을), 이목희(서울 금천), 유승희(서울 성북갑) 등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또한 김근태 고문이 이끌었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한반도재단에서 활동한 박홍근(서울 중랑을), 홍익표(서울 성동을), 유대운(서울 강북을), 윤관석(인천 남동을), 유은혜(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김민기(경기 용인을), 박완주(충남 천안을) 당선자 등도 GT계의 부활을 알렸다.
예견된 시민사회 세력의 ‘약진’
총선 전부터 시민사회 세력의 약진은 예견됐다. 민주통합당이 지난해 말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소속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혁신과 통합’과 합당을 이뤄낸 데다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많은 인사들이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전순옥, 김기식, 남윤인순, 최민희 당선자를 비롯해 송호창(경기 과천의왕), 이학영(경기 군포),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당선자 등이 지역구에서 승리해 배지를 다는 등 모두 14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시민사회진영 인사들이 당내 포함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당의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아울러 시민사회와의 소통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이나 입법 활동에 있어서도 진보적 색채가 강하며, 특히 이들은 조직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두고 당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손학규-정세균-정동영계는 ‘미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권주자로 부각되기 전까지 당내 ‘빅3’로 꼽히던 손학규-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의 하락세는 뚜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4.11총선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홀대를 받았고, 그나마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계는 상황이 좀 더 나은 편에 속한다. 정세균계 가운데 윤호중, 진성준 당선자가 각각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민주통합당의 출범을 이끌었던 이전 대표인 손학규 고문은 지난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인권유린”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그의 수족이 대부분 잘린 상황에서 그나마 신학용, 이찬열, 이춘석, 최원식, 김동철, 양승조, 조정식 오제세 등 10여명이 원내 진입에 성공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정동영 상임고문의 DY계는 전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서울 강남을에서 전현희 비례초선 의원과 당내 경선을 거쳤고, 이후 총선에서 한미FTA의 숙적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겨뤄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DY계는 이종걸, 강창일, 정청래 당선자 등 3명에 불과하다. 과거 DY계로 꼽혔던 몇몇 당선자들이 수장을 잃은 상황에서 다른 계파로 이동하거나 중도(무계파)의 길을 택하면서 그 파이는 더욱 줄어들었다.
박지원 중심의 호남 구민주계
민주통합당 출범을 놓고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던 구민주계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11명이 포진돼 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 홀대론’ ‘호남 물갈이론’ 등의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민주당의 가장 큰 상징성과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으며, 현재 친노와 함께 당내 가장 큰 축으로 분류되고 있다.
면면을 보면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추미애(서울 광진을),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설훈(경기 부천시 원미을),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등이 포함돼 있다.
‘이해찬-박지원 연대’로 당내 반박(반박지원)이 결성되면서 호남의원들이 분열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상당수 호남지역구 의원들이 구민주계로 분류되고 있으며, 설훈 당선자의 경우 ‘동교동계의 막내’로 불리며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새로운 계파, YS(박영선)계
19대 총선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파가 있다. 바로 박영선(YS)계다. 박영선 의원은 그간 특정 계파에 포함돼 있지 않은 채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해 친노, 구민주계 등 다양한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해 왔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보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되면서 그를 바라보는 당내 분위기가 달라졌고, 이후 지난 1.15전대에서는 한명숙, 문성근에 이어 3위로 지도부 입성에 성공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략가적인 면모를 갖추면서도 야성이 강한 박영선 의원은 총선공천에 대한 반발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박영선계는 계파의 형성보다는 친분관계가 뚜렷한 이들이 뭉쳐있는 형태로 노웅래(서울 마포갑),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신경민(서울 영등포을), 이언주(경기 광명을) 등 모두 6명이 포함돼 있다.
486 ‘각자도생’, 무계파 늘어나
당내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인사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486계는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오영식(서울 강북갑), 임수경(비례), 김성주(전북 전주 덕진구), 안민석(경기 오산시) 당선자 등이 포함돼 있다.
486정치인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동지라는 점에서 ‘민주계의 대부’ 김근태계가 포함돼 있으며, 김근태계의 핵심인 이인영(서울 구로갑) 최고위원은 ‘486의 간판’으로도 불리고 있다.
계파를 형성하지 않는 무계파 의원들도 15명에 달한다. 김성곤(전남 여수갑), 김재윤(제주 서귀포시), 김한길(서울 광진갑), 변재일(청북 청원), 김영환(경기 안산시 상록을), 신장용(경기 수원을), 이상민(대전 유성구), 조경태(부산 사하을) 등이 계파색을 띄지 않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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