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와 공동정부”…후보단일화 공개제안
문재인, “안철수와 공동정부”…후보단일화 공개제안
  • 고동석 기자
  • 입력 2012-05-11 11:24
  • 승인 2012.05.11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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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판 ‘新DJP’ 승부수 통할까?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대선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상임고문은 10<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권 진영의 대선 후보 단일화 구상을 털어놓았다.
 
이날 인터뷰는 조국 서울대 교수가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상임고문은 앞으로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저는 (단일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고문의 대선후보 단일화 발언은 지지율 1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뛰어 넘고 야권이 정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선 진보 중도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역설인 셈이다.
 
문 고문은 적어도 정권교체를 바라보는 관점이랄지, 향후 우리 사회의 방향이나 가치(를 보는 시각), 시대정신 등에서 (안철수 원장과) 많이 가깝다.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면서 “(공동정부 구성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집권할 경우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충 등 여러 가지 계획들을 안정적으로 끌어가는 세력 기반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런 뒤 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대선 후보로서 제가 구상하는) 시대정신과 그 실현을 위한 헌신성을 국민들에게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며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제가 그런 시대정신 구현에 주역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 평가가 그렇지 않다면 정권교체에 조연 역할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원장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로 대선 정면돌파 의지
 
대선을 앞두고 정치 세력 또는 유력 대권주자들 간의 후보단일화 제안은 정권 창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두고 매 대선 때마다 시도돼왔던 정치 공학적 접근 방식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1997년 대통령 선거 때였다. 한국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른바 ‘DJP 연합이다.
 
당시 김대중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꺾고 대선 승리를 일궈낸 데에는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후보와의 단일화는 그 위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DJP 연합이 가능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국무총리라는 공동 정부수립 구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이를 들어 문 고문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은 정체성이 전혀 다른 세력(김종필, 정몽준)과도 연합정치를 도모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민주개혁 세력만 제대로 단합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도 인정했다시피 공동정부 구상이 후보단일화의 조건으로 깔려 있다는 측면에서 제안의 속내는 엄밀히 ‘DJP 연합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또다른 한편으로 볼 때 문 고문의 연합 공동정부 수립과 후보 단일화 제안에는 정권 회복을 위해 어떻게든 박근혜 대세론를 깨뜨리고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여있다.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여전히 공고하고 대선까지 건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안철수-문재인이든 문재인-안철수가 됐든 대통령과 국무총리로 연립 형태의 내각 정부 구상을 배경으로 한 후보단일화는 대선 승리를 담보할 만한 가치가 있기에 정상적인 수순을 밟아가는 과정에서 언젠가 자연스레 제기될 문제였고, 지금 흘러나온 것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 세력을 배제한 신당 창당 없는 대선 직행을 염두하고 있던 안 원장에게는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고, 사전에 이미 여러 형태로든 전달됐을 제안이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던 문 고문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보니, 안 원장의 대선 행보를 관통할 수 있는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래서 향후 이를 둘러싼 뒷말도 무성할 전망이다.
 
문제는 안 원장이 문 고문의 공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달렸다. 일찌감치 박근혜 대 야권 단일 후보 대결로 압축될지, 대선까지 유야무야 다자 구도로 소모전을 펼칠 것인지도 판가름날 수 있어 파격적인 제안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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