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 호텔서 억대 도박 파문…총무원 간부 총사퇴
조계종 승려 호텔서 억대 도박 파문…총무원 간부 총사퇴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2-05-10 17:01
  • 승인 2012.05.10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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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조계종 소속 승려들이 큰스님 49재 전날 호텔서 억대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전북 진안 금당사의 전 주지스님이자 조계종 총무원 소속이었던 성호 스님이 승려 8명을 도박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승려들이 도박하고 있는 동영상도 함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발된 승려에는 조계사 주지 겸 중앙종회의원인 토진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인 의연 스님도 포함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성호스님은 고발장에서 토진 스님 등 승려8명이 지난 423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전남 장성의 한 관관호텔 스위트룸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며 13시간 동안 포커 도박판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성호 스님은 하룻밤에 20만 원짜리 스위트룸에서 수억 원의 판돈을 걸고 포커도박을 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라며 엄벌에 처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도박판이 벌어진 날은 백양사 전 방장 스님인 수산당 지종 대종사의 49재 전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승려들이 도박하는 동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조계종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날 오전 총무원 회의를 열고 총무원 부장과 실장급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도박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간부들이 사태 해결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다음 주 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도 도박판을 벌인 당사자를 종헌종법에 따라 엄벌하고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불교계 일각에서는 도박 장면을 몰래 촬영해 폭로한 경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파들이 상대방을 제거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어 폭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칫 도박 파문이 조계종 내분사태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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