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선 좌파후보 VS 중도우파 박근혜 VS 극우파 昌 필승론
차기대선 좌파후보 VS 중도우파 박근혜 VS 극우파 昌 필승론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2-15 13:42
  • 승인 2011.02.15 13:42
  • 호수 87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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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박근혜 대세론’ “창(昌)을 잡아라”

국내 최대 명절인 설 연휴 기간에 이뤄진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연구원장과 격차는 5배 이상 차이다. 같은 당내 후보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6배 차이다. 이런 지표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당내 경선은 치를 필요도 없고 2012년 차기 대선에서 대권은 따논당상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박근혜 회의론’ 역시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과거 ‘이회창 대세론’의 아픈 기억과 함께 천안함-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위기관리능력, 여권 분열, 그리고 야권 단일후보 출현 등을 들고 있다. 특히 보수 정당에 보수 후보인 박 전 대표와 진보 진영 단일후보 양자간 대결을 벌일 경우 쉽지 않을 것이라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 진영에선 역대 대선 결과를 분석하면서 ‘박근혜 필승론’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필승론을 알아봤다.

‘여론조사는 숫자가 아닌 추이만 보면 된다’

최근 차기 대선을 둘러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는 정치권의 평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박 전 대표의 40%대 대선후보 선호도 지표와 50%대의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다. 박 전 대표의 경우 여야 예비 잠룡 후보로 구성된 2위 그룹과 5배 이상 커다란 격차를 보였다. 역대 대선 1년 전과 비교해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연평도 포격, 구제역 확산, 물가 폭등, 전세 대란 등 여러 악재속에서도 여권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또한 50%대를 유지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을 두고 친이 친박을 넘어 ‘불안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지지율’이 아닌 ‘인기도’ 조사일뿐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친박 의원실의 한 인사는 “당 일각에선 ‘경선 통과도 어려울 수 있다’라는 불안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넘어야 할 산들이 외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불안한 4가지 이유

당내 친이 그룹이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엿보인다. 실제로 친박계내에선 친이계의 핵심인 이재오 특임장관의 개헌 주장 역시 ‘박근혜 죽이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또한 친이계에서 내년 8월 한나라당 경선전에 박근혜 대항마를 키우기위해 ‘컷오프 도입’, ‘단일 후보’, ‘제 3후보 영입’ 등으로 요동칠 경우 그 후폭풍 또한 가늠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친이계 배후에 살아 있는 권력인 이 대통령의 복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을 긴장케 만든다.

통상 대선전 민심은 ‘대통령은 싫은데 박근혜는 좋다’는 정서가 확산될 경우 박 전 대표가 MB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걸림돌은 여권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됐다는 점 역시 박 전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전이나 대선전에 북측에서 추가 도발을 하거나 과거처럼 ‘한반도 불바다’ 등 강경 발언이 나올 경우 ‘군 면제자’들은 설 땅이 없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여성의 몸으로 군과 거리감이 있고 미혼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 위기관리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이 대두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한반도가 태평성대를 구가하지 않는 이상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반이명박 정서가 확산될수록 야권후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단일후보와 범여권단일후보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범여권단일후보가 37.3%에 그친 반면, 범야권단일후보는 44.5%로 범여권단일후보보다 7.2%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동서리서치, 2월8일 조사) 또한 지난 1월하순에 정몽준 전 대표의 싱크탱크격인 아산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차기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6.8%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35.4%)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진보 대 보수, 여성 대 남성, 그리고 MB 대 반MB 구도로 내년 대선이 치러질 경우 박 전 대표의 대권 가도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안보 불안에 따른 성 대결은 박 전 대표의 권한 밖으로 볼 수 있다. MB 대 반MB 구도는 박 전 대표의 선택 사안이다. 결국 박 전 대표의 필승 전략의 첫단추는 진보 대 보수, 귀족 대 서민 구도를 깰 수 있는 방안에 있는 셈이다.

보수 대 진보 구도를 깨기 위해서 친박근혜계가 갖고 있는 복안이 바로 이회창 자유선진당대표와의 연대다.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350만 표를 득표했다. 1997년 대선에선 900만 표, 2002년 대선에선 1100만 표를 얻은 바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얻은 350만 표가 작아보지만 역대 대선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득표력이다.


97년 이인제 효과 2012년 이회창 효과?

2007년 500만 표 차이로 승리한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역대 대선에서 여야 후보간 표 차이는 350만 표 미만에서 결정났다. 87년 대선에선 노태우 후보가 김영삼 후보에 190만 표, 92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는 김대중 후보에 맞서 190만 표, 97년 대선에선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에 맞서 39만 표,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에 맞서 57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

오는 2012년 대선은 여야 어느 후보가 나오건 박빙의 승부로 100만 표 안쪽에서 결정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대전·충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이 대표의 행보가 당락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특히 친박 진영에선 2007년 대선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나서 이 후보가 500만 표라는 큰 차이로 대권을 거머줬다. 친박계 한 인사는 이에 대해 “당시 이념적 구도를 보면 좌파 후보로 정동영, 우파 후보로 이회창, 중도후보로 이명박으로 나뉘어지면서 커다란 격차로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다”며 “MB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후보였지만 이 후보가 극우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중도세력이 대거 MB를 지지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보수 정당 후보로 진보 대 보수로 대선이 치러지면 위험할 수 있다”며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야 기존의 보수 우파 이미지를 벗고 중도세력의 표를 가져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곧 이회창 후보와의 ‘보이지 않는 연대’가 이뤄져야 필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관계자 역시 동의했다. 이 인사는 “이회창 카드가 보수진영의 표를 갈라먹어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은 일차적인 사고”라며 “이 대표가 출마하는 것이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그는 “박근혜 필패론은 이 대표 출마가 아닌 ‘한나라당 분당’이라며 친이계가 뛰쳐나가 후보를 내면 대선은 하나마나다”며 “박 전 대표는 이 대표와 소원했던 관계를 풀고 오히려 연합전선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에 대해 충청민이 차기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충청민심이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은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며 “내년 총선에서 선진당이 최소한 대전·충남에서 일정한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가 박 전 대표와 연대하기 위해선 전제 조건인 셈이다. 자칫 ‘총선 패배=선진당 와해’로 이어져 이 대표가 차기 대권 도전 기회마저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이 후보가 살아남아야 차기 대선 구도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박근혜-이회창 대권 밀약설 ‘솔솔’

특히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낮지만 출마해 박 전 대표의 당선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朴-昌 대권 밀약설’까지 나오고 있다. 97년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와 흡사 닮은 꼴이다. 이 후보는 당시 박빙의 대결에서 출마해 490만 표를 얻어 DJ 당선에 일조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자신의 국민신당과 DJ의 새정치국민회의와 합당을 했고 이후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까지 역임했다. DJ 입장에서 이인제 후보는 대권을 잡는 데 있어 DJP 연대와 맞먹는 ‘일등 공신’이었던 셈이다.

반면 박 전 대표 입장에서 이 후보에게 내밀 카드는 많지 않다. 이미 대통령직을 제외하고 안해 본 고위직이 없는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선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매개로 박 전 대표와 이 대표간 ‘밀약’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다소 음모론적인 시각마저 대두됐다. 즉,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박 전 대표가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수용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 대표에게 부통령에 임명해 권력 분점 약속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요지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권력 속성상 권력은 형제와도 나누기 힘들다는 점에서 대권 밀약을 양자가 했다고 해서 현실화될 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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