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종편채널로 중앙, 조선, 동아, 매경 순으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절대평가원칙에 따라 100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을 받은 예비사업자들을 모두 선정했다. 종편은 보도와 드라마 등 지상파와 같은 편성을 하는 케이블방송으로 쉽게보면 KBS, MBC같은 방송사가 4개 더 생기는 셈이다. 현재 선정된 종편 사업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방송 서비스를 공식 개시할 계획이지만 고도의 훈련된 인력, 고가 장비가 갖춰져야 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종편 선정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동아일보의 경우 동아일보 출신인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특수한 관계로 가장 열심히 종편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위원회 평가 결과 동아일보가 중앙일보, 조선일보에 이어 3위로 전락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종이신문에 이어 방송업계에서도 3위로 고착화될 경우 기존 경쟁업체까지 더해 생존할 수 있느냐는 회의감이 내외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3등 이미지로 인해 광고 수주량 축소, 광고단가 하향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아일보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동아일보 내부에선 당장 동아일보 컨소시엄에 참석한 업체의 주주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동아일보가 전사적으로 종편 선정에 ‘올인’했음에도 3위에 그쳐 종편사업추진본부장을 비롯해 방송사업임원들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아일보 내부에선 “임채청 전 편집국장이자 방송사업추진단장을 비롯해 김재호 사장까지 종편 결과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공청회라도 개최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아 내 종편추진관계자들은 “평가위원의 평가 잘못이다”, “청와대-동아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3위가 됐다”는 등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송 업계에선 또 다른 종편사업자인 매경마저 컨소시엄에 참석한 S사가 투자를 미루고 있어 동아일보의 위기의식과 맞물려 중도 탈락하는 업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동아일보는 이런 위기의식을 사전에 차단하기위해 ‘사옥 매각’이라는 배수진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