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일가, 경영권 두고 주식 사들인 내막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일가, 경영권 두고 주식 사들인 내막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2-05-08 11:13
  • 승인 2012.05.08 11:13
  • 호수 940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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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고배당’


- 동국제강, 회장 일가 위한 얄미운 ‘고배당’…실적은 ‘나 몰라라’
- 오너 일가 90% 지분 보유한 회사…일감 몰아준 후 ‘슬쩍’ 합병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동국제강(회장 장세주)이 시끄럽다. 장세주 회장의 부인과 아들들을 비롯해 동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과 부인, 아들, 딸까지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에 재계에서는 “정작 동국제강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날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는데 계속되는 고배당이 문제”라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동국제강의 특수관계인들이 90%의 지분을 보유했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후 구설수에 오르자 다른 계열사에 ‘슬쩍’ 흡수합병시켰다는 의혹까지 겹치고 있다.

4일 현재 장 회장 일가가 보유한 동국제강 지분은 장 회장 15.42%, 동생 장 사장 10.21% 등 총 27.38%다. 장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최근 6개월 새 지분을 조금씩 늘린 탓이다.

비교적 나이가 어린 장 회장의 조카들도 지분 매입에 나섰다. 장 사장의 아들 장훈익씨와 딸 장효진씨는 각각 24세, 19세의 나이로 동국제강 지분 1만주, 7000주를 지난달 3일 사들였다. 전날인 2일 종가 기준 2만1100원으로 계산하면 약 2억1100만 원, 1억4700만 원을 지불한 것이다.

또한 장 회장은 지난 1월 9일 2만주를 사들였고 장남 장선익씨도 같은 달 10일과 11일 2만주를 사들여 장씨 부자가 3일 동안 매입한 지분이 4만주에 달했다. 앞서 장 회장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총 8만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장 회장 일가의 지분매입을 두고 “겉으로는 경영권 방어지만 속으로는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며 실적과 판이한 거대 배당까지 챙기려는 의도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장 회장 일가가 꾸준히 주식 매집에 나서면서 받은 배당금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제강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번 고배당을 하는 것 역시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동국제강의 지난해 실적은 어두웠다. 동국제강은 지난 2월 16일 본사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액은 5조9094억 원, 영업이익은 181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12.1% 증가, 영업이익은 25.2% 감소한 것이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10억 원가량으로 전년에 비해 92.1% 급감해 주변을 술렁이게 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 실적도 흐릴 전망이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동국제강에 대해 “여전히 불투명한 후판 시황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1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2.3% 하향했다. 또한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매출액(IFRS 별도기준)은 지난해 동기대비 3.3% 감소한 1조4192억 원, 영업적자는 4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줄어든 실적과는 상관없이 전년과 동일한 배당금 454억여 원을 책정했고 전체의 1/4이 넘는 지분을 보유한 장 회장 일가는 123억여 원의 두둑한 배당금을 가져갈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지난해 순이익 110억여 원을 앞지르는 배당 규모다.


특수관계인 위한 디케이에스앤드, “어디 갔지?”

때문에 동국제강의 일감 몰아주기도 계속해서 눈총을 받고 있다. 동국제강의 계열사인 디케이에스앤드(DKS&)가 그 주인공이다.

디케이에스앤드는 해상물류를 운송하는 기업으로 장 회장의 부인 남희정씨와 아들 장선익씨, 장승익씨, 장 사장의 부인 김남연씨와 아들 장훈익씨, 딸 장효진씨 등 6명이 각각 15%씩 9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동국제강과 인터지스가 각각 5%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불어 디케이에스앤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1007억 원이며, 이중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동국제강과 757억 원, 유니온스틸과 46억 원으로 총 80%에 육박하는 803억 원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장 회장 일가가 디케이에스앤드의 구설수를 두려워한 나머지 디케이에스앤드를 인터지스에 흡수합병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지로 기다렸다는 듯이 디케이에스앤드와 인터지스 측은 지난달 10일 디케이에스앤드를 인터지스에 흡수합병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인터지스 역시 동국제강의 계열사로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이 각각 43.84%, 10.23% 등 총 54.07%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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