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최은서 기자] 최근 들어 일명 ‘조건녀’들이 제시하는 ‘조건’들이 좀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조건녀라면 대부분 직접적인 성매매를 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의 이용자들은 ‘일부 조건녀들이 직접적인 성매매를 하지 않고 페티시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페티시는 과거부터 있어왔던 것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페티시 업소’에서 행해져왔고 이렇게 조건녀들이 직접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페티시는 대부분 직접적인 성매매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왠만하면 성매매를 통해서 더 많은 금액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에는 가격적인 부분에서는 이런 여성들에게 끌릴지는 몰라도 최종적인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기피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페티시를 좋아하는 남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실제 페티시 업소들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러한 틈을 타서 조건녀들도 페티시를 조건으로 내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아마추어 여성들이 대거 조건녀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성매매까지는 하기 싫은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알바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남자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오럴’까지는 허락하는 여성들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최대치로 오럴을 넘기는 힘든 것이 현실. 그런 만큼 그녀들은 직접적인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며 최소한의 ‘순결’만은 지키려고 한다.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그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스스로의 도덕성을 옹호하며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그녀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그것 역시 ‘불법적인 유사 성행위 알바’임에는 틀림없다. 비록 그녀 스스로는 ‘나는 아직 도덕적이다’라며 자위할 수는 있어도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시선에서는 분명 잘못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페티시를 조건으로 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더 많은 경제적으로 곤란에 처한 여성들이 성매매의 시장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 도덕성의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