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side] 하나금융, KB에 ‘큰손’ 현대차 뺏길까 ‘속앓이’?
[현장 Inside] 하나금융, KB에 ‘큰손’ 현대차 뺏길까 ‘속앓이’?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2-05-08 11:05
  • 승인 2012.05.08 11:05
  • 호수 940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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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은 지난 2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K9’ 신차발표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1200여 명의 참석자들 속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거 몰려온 금융사의 수장들이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 등 내로라하는 지주사 회장들이 모두 참석한 탓에 ‘이곳이 신차발표회장이 맞는지’ 잠시 의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유독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만 현장에 보이지 않았다. 짓궂은 몇몇 기자들은 ‘과연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소위 4대 금융이 한 자리에 모일지’를 두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결국 김정태 회장이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자리는 일단락되고 예전부터 회자되던 의혹이 짙어졌다. 바로 현대차가 외환은행과의 주거래 관계를 청산하고 KB국민은행과 새 관계를 맺으려 한다는 재계와 금융권의 의구심이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리차드 힐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대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김영환 국회지식경제위원장, 강석훈 국회의원 당선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앞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2월 외환은행 인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외환은행이 보유한 전통적인 기업 고객들로 인해 향후 하나금융이 기업금융 강자로 발돋움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쉽지 않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에게 (현대차 등) 주거래 대기업들을 다 뺏길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은행과 지주사 수장 자리에 15년이나 있었던 김승유 전 회장이 그토록 염원하던 ‘빅딜’을 성사시킨 후 어떤 의중으로 위와 같은 말을 했을까.

결국 과거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외환은행이 현대차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아직까지 ‘앙금’으로 남아 있다는 점, 어윤대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사제’간의 정을 ‘돈독히’ 쌓고 있으며 어 회장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까지 지낸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어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사제지간으로 가끔 만나지만, 사업적으로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지주사 관계자는 “현대차와 외환은행이 26년간 손잡아온 만큼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한번에 갈아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퇴직연금 시장 등 넓힐 수 있는 포션에서는 현대차와 KB 간 관계가 계속해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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