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빗긴 검찰의 MB 측근 수사...국민 불만 ‘대폭발’ “뒷북치고 나발 불고 있네”
핵심 빗긴 검찰의 MB 측근 수사...국민 불만 ‘대폭발’ “뒷북치고 나발 불고 있네”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05-08 10:42
  • 승인 2012.05.08 10:42
  • 호수 940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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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엄정한 수사’는 곧 ‘물타기’라는 반응 점점 커져

▲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대가성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 2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국민은 이미 검찰에 등을 돌렸다. 검찰이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민들은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이러다 또 말겠지’라는 불신감이 팽배해있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됨에 따라 작지만 희망을 가졌던 국민들은 최 전 위원장이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돼 구속되자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꼽혔던 그가 고작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것은 ‘물타기’라는 지적이다. 또한 검찰이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에 대해 수사를 벌였지만 박 차관도 최 전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을 보며 국민들은 검찰의 이번 수사는 이제 윗선이 아닌 주변인물 훑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국민들은 검찰이 수사의지를 드러내며 가장 윗선에도 칼끝을 겨누기를 바랐지만, 검찰의 수사는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검찰에 대한 신뢰를 놓지 말자며 그동안 정권 말기에 있어왔었던 것처럼 검찰이 한 건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들은 ‘방통대군’ 최 전 방통위원장이 구속되고 박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이로써 이번 수사는 종결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진짜 몸통은 이번에도 밝히지 못할 것이라며 실망하고 있다.

현 정권이 출범하며 시작된 검찰에 대한 불신이 정권 말기가 되어도 사그라지고 있지 않은 것은 검찰 수사가 항상 핵심이 아닌 주변부만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 쇼로 끝날 거다”

각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최 전 위원장이 구속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당연하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문제로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 또한 다수 발견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특히 검찰이 기존에 불거졌던 의혹을 과연 수사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이번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문제만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을 처벌하는 것은 그동안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 전 위원장으로 시작된 수사는 박 전 차관을 거쳐 주변인물로만 번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일었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나 SLS그룹 구명로비 의혹, CNK 주가조작 의혹,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가 없다. 이에 국민들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오히려 물타기로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반응은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도 감지됐다.

직장인 김태윤(39)씨는 “쇼하지 마라”고 단도직입적으로 검찰을 비난했으며, 양유직(39)씨도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회사원은 “자칫 검찰 수사가 국민의 신뢰를 더 악화시키는 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조금 더 일찍 하거나 아니면 다음 정권에서 했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검찰을 향해 못미더운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는 검찰에 대한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누리꾼 nat42i****는 “대한민국 검찰 지난 대선 때부터 보여준 정치검찰 형태를 볼 때 이명박 관련 게이트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각종 이명박 게이트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려면 수사하지 말고 차기 정권에 넘겨라”며 검찰에 대한 불신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이에 enxktjsto****는 “이미 기대 접었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권재진·한상대 퇴진이 우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검찰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어차피 정권 말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지금이 검찰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의혹의 중심에 서있던 사람들 중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을 검찰이 수사해 구속시키는 수순까지 밟았기 때문에 좀 더 윗선까지 캘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의 입국을 종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은 검찰 수사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검찰이 이 회장을 수사한다면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불법 대선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과 함께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핵심 측근들에게 일고 있는 의혹을 일부는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만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권재진 법무부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체계에서 의혹을 파헤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이번 수사가 어차피 장기간 이뤄질 것이므로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여당에서도 동의했던 것처럼 법무부장관을 해임시키고 이와 동시에 검찰총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해 날선 칼날을 겨누라고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일부 소장파 검사들 사이에서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기회만 주어지면 지금까지 일었던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MB-새누리 국민심판위원회의 이재화 변호사도 일전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한 전화통화에서 “검찰에 증거를 제출하면서 느낀 건데 일선 수사 검사들은 의혹 해결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물타기’라는 말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사가 핵심을 향하지 못한다면 검찰을 향한 이런 불신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어서 만약 이번과 같은 좋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검찰에 등 돌린 국민 정서는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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