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향한 손학규의 선택은?
대권 향한 손학규의 선택은?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5-08 10:21
  • 승인 2012.05.08 10:21
  • 호수 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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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당·대권 투쟁 ‘본격화’

▲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두고 “구태정치” “정치놀음”이라며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손 고문은 유럽 정책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2일 “국민은 정치인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놀음에 진력이 나있다”고 친노계 핵심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구민주계 수장격인 박지원 최고위원을 직접 겨냥했다.

문재인, 김두관과 함께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들에 비해 그다지 큰 영향력과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은 그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와 구민주계가 손을 맞잡고 연대함으로써 손학규 고문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그의 강한 어조 속에는 분명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지난달 17일 대권주자인 손 고문과 당권주자인 박 최고위원의 회동소식에 정치권은 양측의 연대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박 최고위원은 “손 고문과 악수는 했지만 손을 잡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서 얘기는 했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당-대권 연대설’을 일축했다. 이후 박 최고위원은 이해찬 고문과 연대했고, 손 고문은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당·대권 투쟁을 앞두고 손 고문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좁혀진다. 먼저 ‘李-朴 연대’가 이뤄진 상황에서 그 역시 비노를 중심으로 당권-대권에서의 역할분담을 모색할 가능성에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당권도전을 시사한 당내 무(無)계파 김한길 당선자는 그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욱이 김 당선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당내 최대 전략가로 ‘李-朴 연대’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학규계 전혜숙 의원이 김한길 당선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공천된 후 취소된 바 있고, 앞서 박 최고위원과의 연대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손 고문 측은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 고문의 핵심측근은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손학규-김한길 연대설’과 관련 “아직 우리 측에서 손을 내밀거나 그런 적은 없다”고 전했다. 측근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를 기대하는 분은 많은 것 같다”며 “김 당선자와의 연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혜숙-김한길의 지역구 공천갈등에 대해 “손 고문과 김 당선자와는 직접적인 감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한길 당선자의 측근은 기자와 통화에서 “손 고문과의 연대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논의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로써는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역동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책투어를 마친 손 고문은 향후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 세가 약하고 그나마 4.11총선에서 살아남은 측근인사도 신학용, 조정식, 이찬열, 김동철 의원 등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어려운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그의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당시 대선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당내 유력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와 비교했을 때 대중적 매력이 떨어지고 그 영향력도 미비하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그가 킹메이커가 되거나 페이스메이커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 고문의 측근은 “4월까지는 총선승리에 주력했다. 유럽에 다녀온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선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측근은 “인기투표식 여론조사에서 손 고문이 문재인, 김두관 유력주자를 따라갈 수 없으니 어쩌겠느냐”고 반문한 뒤 “단순히 여론조사의 퍼센트로만 후보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안제시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 손학규계는 출마하지 않았다. 신학용, 조정식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유인태 당선자의 출마결정으로 그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태 당선자는 김두관 지사의 원내 최측근인 원혜영 의원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출마도 원 의원의 적극적인 지지 하에 이뤄졌다.

원내대표 경선에 김두관과 손학규라는 두 인물이 교집합처럼 묶여 있다. 여기에 김 지사를 지지하는 ‘동교동계 막내’ 설훈 당선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 고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손 고문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통과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손 고문이 대권을 양보하는 형식으로 당내 킹메이커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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