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동석 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의혹 수사에서 청탁 및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에 출두했다. 이어 10분 뒤엔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청사로 들어섰다.
박 전 차관은 중앙지법 청사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05~2007년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으로 1억6000여만원을 받고 서울시 공무원을 소개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파이시티 측 로비 브로커인 이동율(61) 씨를 강 전 실장에게 소개시켜 줬고, 이 과정에서 강 전 실장 역시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알선수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무원이 직무에 관련돼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규정돼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박 전 차관이 청탁과 금품수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혐의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중수부는 박 전 차관의 '돈세탁'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현재 국외에 체류 중인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을 지난 1일 소환 통보를 해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친형 계좌에서 20억원대 ‘뭉칫돈’을 발견하고 돈의 흐름과 출처, 성격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박 전 차관과 강 전 실장의 구속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는 브로커 역할을 한 건설업자 이동율(60·구속)씨의 소개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말 서울 강남역 인근 일식집에서 브로커 이동률 씨의 소개로 김 전 수석(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만났다"며 "김 전 수석과 이씨, 함께 있던 건설업체 대표는 상당히 친해보였다”고 밝혀 현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 김 전 수석까지 불똥이 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