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들이 '캡틴'을 찾더니 먼저 두두두두"
"해적들이 '캡틴'을 찾더니 먼저 두두두두"
  • 유명식 기자
  • 입력 2011-02-08 11:16
  • 승인 2011.02.0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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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 얼굴을 확인하면서 '캡틴! 캡틴!'하고 찾더라. 그러더니 '두두두두' 총을 난사했다."

7일 오후 석해균 선장(58)이 입원 치료 중인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을 찾은 '삼호주얼리호' 선원 7명은 지난달 21일 우리 군의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급박했던 순간을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씨(58) 등 가족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갑판장 김두찬씨(61)와 1등 항해사 이기용씨(46) 등은 13층 VIP병실에 머물고 있는 최씨 등을 만나 "다 죽을 뻔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바깥을 쏘는 줄 알았는데 우리를 향해 난사했다"며 "우리 UDT대원들이 오니까 아래로 도망가면서 또 총을 난사했다. 경사진 곳에서 쏘는 바람에 총알이 위로 향해서 다행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석 선장이 맞은 총알 중 하나가 우리 군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경의 수사결과에 대해서는 "해적들이 (총을) 먼저 쐈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들은 "우리 군이 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석 선장은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했다.

1등 항해사 이씨는 "석 선장은 우리 상관이고 우리를 책임지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며 "은인 같은 분이다"고 캡틴을 자랑스러워했다.

갑판장 김씨도 "빨리 쾌유하시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얼른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3층 집중치료실(Intensive care unit)을 찾아 석 선장 보고 온 1등 항해사 이씨 등은 "생각보다 많이 다치셨다. 그러나 안색이 좋아 보여 다행이다"고 했다.

부산역에서 KTX를 이용, 이날 오후 9시20분께 수원 아주대병원에 도착한 선원들은 석 선장과의 짧은 재회를 뒤로 하고 1시간20여분만인 오후 10시40분께 수원역에서 부산행 새마을호에 다시 몸을 실었다.


유명식 기자 yeu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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