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차관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변호인과 함께 대검찰청 청사에 출석해 “모든 사안에 대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돈을 받은 시기와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지, 대가성 여부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의 초점은 박 전 차관이 건설업체 사장인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100만 원 권 수표 20장을 받은 정황을 포착된 만큼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의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사업 인허가 관련 담당 공무원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2000만~3000만 원을 3~4차례에 걸쳐 총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전 대표로부터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까지 매달 생활비 용도로 1000만 원씩 받은 의혹과 2008년 아파트 구입비 명목으로 10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박 전 차관의 아파트 구입비 명목으로 건넨 10억 원은 브로커 이씨가 자신의 두 자녀의 전세금 등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박 전 차관에게서 파이시티 인허가 상황을 알아봐달라는 청탁전화를 받은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47)도 지난달 30일에 이어 재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파이시티 측에서 발행한 2000만 원 상당의 수표가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있는 포항기업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59)측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돈 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앞서 이 회장의 동생인 제이앤테크 이동업(49) 대표와 회사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고 필요할 경우 중국에 머물고 있는 이 회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한 차례 정도 더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수할 방침이다. 또 포괄적 뇌물수수죄나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