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개방적인 성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까닭일까. 최근 대한민국 문화계에 ‘동성화 코드’가 심심찮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와 드라마, 문학 등을 막론하고 아직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주제지만 이 같은 ‘동성애’ 코드에 거부감을 없애고 대학로의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공연이 있다. ‘게이 결혼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바람둥이 주인공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결혼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의 연속을 그린 이번 작품은, ‘결혼’이라는 단순한 소재에 ‘동성 결혼’이라는 화끈한 상황을 더해 유로피안 특유의 고급스러운 위트와 설정을 표현해냈다. 이로써 ‘프랑스 연극은 코미디’라는 공공연한 진실을 또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연속된 거짓말이 만들어 낸 해프닝은 산더미처럼 불어나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이 같은 타이밍에 웃음을 터트리는 관객들에게서 이미 자극적인 ‘게이’라는 소재는 잊혀진지 오래다. 이는 위트를 선사하기 위한 하나의 소재일 뿐, 공연의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면 100만 유로를 상속한다는 고모의 유언에 거짓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바람둥이 앙리의 이야기로 꾸며진 연극 ‘게이 결혼식’은, 작은 거짓말에서 비롯된 나비효과 같은 해프닝 속 스피디한 짜임새로 대학로를 접수했다. 수상한 신혼집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결혼 감시관’을 비롯해 예측 불허의 위기 상황 속에서 치고 빠질수록 커져만 가는 이들의 거짓말은 주인공 ‘앙리’가 진실 된 사랑에 눈을 뜨며 비로소 끝이 난다.
사랑 없이 시작된 해프닝은 사랑 때문에 더 큰 문제를 만들지만 결국 진실 된 사랑으로 해결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게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진실 된 사랑’을 다루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프랑스 최고 인기 작가 ‘제라드 비통’과 ‘미셸 뮌즈’가 공동 작업해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연극 ‘게이 결혼식’은, 프랑스 연극계를 뒤 흔들었던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코미디 연극의 세대교체를 선언한다.
이번 한국 초연에는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종횡 무진한 활약을 펼치는 이희준과 ‘너와 함께라면’·‘오월엔 결혼할꺼야’로 대학로 연극공연에서도 그 인기를 널리 알린 김늘메가 출연해 관객들에게 두 배의 웃음을 안긴다. 이외에도 서현철·남문철·민성욱·박민정 등의 출연진이 공연을 펼치는 연극 ‘게이 결혼식’은 2012년 대학로 최고의 코미디 연극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완벽한 대본과 배우들의 호흡이 더해져 대학로를 웃음바다로 만든 연극 ‘게이 결혼식’은 오는 7월 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