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초대석] 김영재 사장 “국내 최고 지방공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인물 초대석] 김영재 사장 “국내 최고 지방공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 서원호 기자
  • 입력 2012-04-30 16:37
  • 승인 2012.04.30 16:37
  • 호수 939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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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재 경상북도개발공사 사장
[일요서울 | 서원호 취재국장] ‘말단에서 수장까지’ 이는 경북의 토박이로서 선산군에서 말단 9급(1971년)으로 공직에 입문하여 40여 년을 지역발전과 주민생활의 향상에 열정을 바쳐 오는 동안 내무부와 경북 자치행정국장 등 주요 실·국장을 두루 거친 후 1급인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김영재 경상북도개발공사 사장의 입지전이다.   경상북도에서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불린 김 사장은 이제 지방공기업 수장으로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는 공익을 앞세운다’는 중국의 역사서 십팔사략에 나오는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좌우명으로 삼아 애향을 위한 향토정신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뭇 사람을 동정(同情)의 눈으로 봐라”의 슬로건은 도민과 주민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활화한 그의 애향심 자체가 발현된 표현과 직결된다. 대표적인 일화가 농촌진흥청장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대구와 경산은 예로부터 사과로 유명한 고장인데 기후변화로 인해 옛 명성을 점점 잃어가며 재배지역이 안동·청송·봉화 등 북쪽으로 이동해 가고 있고, 지금은 이마저도 잘 안 되는 것을 늘 안타까워하던 김 사장은 농촌진흥정장에게 물었다. “외풍 때문이다. 외부 바람을 타지 않는 야콘·고구마 같은 땅속 작물을 해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김 사장은 지체 없이 ‘농민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공직자와 농민을 하나로 여기며 한국의 고유한 전통인 정(情)을 나누고자 했기에 가능했다. 김 사장이 항상 어떤 사람이든지간에 막론하고 ‘물으면 알려주는 친절한 사람’이고자 했고, 도민들이 잘사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내어주는 ‘베품과 희생을 제일의 미덕’으로 삼아 생활해 온 결과였다. [일요서울]은 지방행정의 달인에서 이제는 ‘지방공기업의 경영혁신’이라는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김영재 사장을 찾아 경북 경산에 위치한 경북개발공사 사장실에서 인터뷰했다.

경북개발공사는 지방 공기업 하면 흔히들 ‘방만 경영’과 ‘지방재정 악화’의 블랙홀이란 이미지를 혁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 중심이 바로 김영재 사장이다. 경북개발공사는 2010년도만 하더라도 매출액 319억 원에 당기 순손실 77억 원으로 적자경영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취임한 1년 만인 2011년 공사는 매출액 1219억 원에 당기순이익 58억 원의 흑자로 경영수지를 개선했다.

적자를 흑자로, “혁신의 금자탑 세울 것”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18일 취임했을 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어 있었고, 기업투자는 극도로 위축돼 있었다”면서 “그렇다보니 기존에 개발해 놓은 개발용지의 분양이 답보상태였고, 신산업 발굴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객관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마케팅 기능과 역량의 강화’였다. 김 사장은 우선 공사가 보유한 미분양 토지에 대한 직원 분양알선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계약금액의 5% 알선 포상금 지급으로 분양 활성화에 대한 동기부여의 계기로 삼았다. 또 분양대금 납부조건을 중도금 및 잔금을 3년간 6회 균등분할 납부한 것에서 5년간으로 완화시켰다. 그 결과 분양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경북드림밸리의 경우 2010년 분양금 26억 원에 불과했던 것이 2011년에는 624% 늘어난 193억 원, 2012년 1분기가 지난 현재 이미 작년 대비 45% 달성한 83억 원의 분양실적을 거뒀다. 김 사장은 이 같은 ‘흑자경영’의 성과에 대해 “무엇보다도 경북도와의 협력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해 도(道)의 기업유치와 연계시켰던 점”을 강조하면서도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룰 수 있게 했다”면서 “올해도 전국 지방공기업 경영성과 평가에서 지방 공기업 혁신의 금자탑을 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생활터전 내준 주민께 감사”

김 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지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설사업인 ‘경북도청이전 신도시건설 사업’이다. 이는 2027년까지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인근 1만966㎢에 인구 10만 명 4만 세대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도청신도시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지난 2월 29일 승인 고시했다.

도청이전 신도시 사업은 당초에 엄청난 주민반발이 있었지만, 김관용 도지사의 사업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에다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어우러져 어려움을 극복했다. 김 지사는 ‘도청이전추진본부’를 확대 개편했고, 공사와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인력과 재정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사장도 공사 내 보상팀을 필두로 하여 전직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다. 그 결과 현재 보상실적은 금액대비 77.3%, 소유자 대비 92.89%의 보상을 마쳤다. 행정타운이 들어설 부지는 벌써 보상이 마무리 돼 도청신청사 건립공사는 지난해 10월 착공해 5%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생활의 터전을 내어준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로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창출하는데 나의 마지막 열정을 다하는 심정으로 700년 전의 관찰사를 재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된 신도시로 도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청이전 신도시는 행정중심 복합형 자족도시로 건설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특히 도청이전신도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 하반기에는 본격 공사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민 위한 일 그 자체가 행운이고 보람”

“앞으로 경북개발공사의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위수탁 사업 확대, 신규사업의 발굴 등 사업 다각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최고의 지방공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다.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이말은 김 사장이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 공기업이 갖는 공익성과 수익성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도민들에게 사랑받는 경북개발공사를 만들겠다고 한 다짐이다. 김 사장의 이같은 다짐은 “도민을 위해 일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보람”이란 생각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안동의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이 사업은 김관용 도지사가 도청이전 신도시 사업을 ‘경상북도의 균형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통해 함께 추진됐다. 북부권은 인구 구성에서 남부권과 비교해 1/4 수준에 불과한데다 산업기반 마저 취약했지만 김 지사는 낙후된 북부권의 산업기반을 확충하고 지역에 특화된 약용작물 등을 산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공사가 총 51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지사의 뜻을 공사가 이어 받기 전까지는 안동을 비롯해 경북 북부권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공사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난 후에 기업의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SK케미칼’이라는 대기업이 입주하는 등 분양율도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도내 곳곳에 벌여 놓은 사업들도 많다. 경북드림밸리 조성사업과 성주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연내 준공하고, 상주가장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조성공사가 추진 중으로 공정률 5% 정도다. 포항초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올 3월에 전격 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조성사업 등 5건의 위수탁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공사의 많은 사업들이 지역발전으로 꽃을 피워 도민들이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정리=서원호 취재국장> os@ilyoseoul.co.kr

서원호 기자 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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