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국민의 마음, 시대정신, 역사의 부름이 있어야 가능”
2012년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여권의 ‘잠룡’들도 분주해졌다. 대선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브레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김문수 경기지사는 진작부터 현 정권에 쓴 소리를 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 왔다. 수도권 경쟁력을 국가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고, 최근에는 복지 문제로 이슈를 돌리면서 본격적으로 대권행보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차기 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 지사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의 새해 청사진, 대권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대통령 임기가 2년여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선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26일 [일요서울]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항간에 떠도는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대선이란 본인이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 시대의 정신, 역사의 부름 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신묘년 새해 계획에 대해서는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최전방 접경지인 경기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안보태세 확립, GTX사업 본격 추진을 새해 도정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통일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정부가 GTX사업을 확정고시 했다.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 지난 1월 19일 국가기간교통망 계획에 확정·고시됨에 따라 올해 예비타당성 검사 등을 거쳐 2012년 착공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일정으로는 오는 6월 광역철도망 지정·고시 및 민자 적격성 조사가 있고 7~8월 중 사업자 공모를 할 예정이다. 사업자는 올해 12월 결정된다.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 예산 가운데 ‘등’의 해석을 두고 마찰이 있었다. 지자체에서 무상급식 예산으로 돌려 사용이 가능한 것인가.
▲ 2011년도 예산심의에서 경기도는 무차별 무상급식이 아니라 친환경 급식 확대를 위한 예산을 58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친환경 학교급식과 무상급식을 혼돈해서 경기도가 무상급식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경기국제보트쇼 등 역점사업 예산이 줄었는데 사업을 지속하는데 차질은 없나.
▲ 예산이 일부 삭감 됐지만 사업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산업 전시회, 해상체험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참고로 경기국제보트쇼 행사 기간은 오는 6월 8일부터 6월 12일이다.
-수도권 규제(수정법) 완화를 강조해 왔는데, 수정법 개정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나.
▲ 민선 4기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3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로 규제가 완화되는 성과가 있었다.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다. 수도권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획기적 규제완화가 꼭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는 북경, 동경, 상해가 있는데 좁은 땅에서 우리들끼리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나눠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생각으로는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를 헤쳐 나갈 수가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사회보장기본법을 개념적인 큰 방향에서 개정안을 내놨는데 전반적인 방향 제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복지는 실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는 누구나 알지만 실제 해결해 낼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가 경영학 개론 정도를 얘기했다면, 경기도는 이미 무한 돌봄 사업과 꿈나무 안심학교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무상 복지’는 어떻게 보나.
▲ 복지는 다다익선이라 복지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재정이다. 예산 형편을 봐서 복지의 우선순위를 따지고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맞다. 선거를 겨냥해 무책임하게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잘못 됐다고 본다. 무상복지가 그렇게 좋은 제도라면 10년 동안의 집권 경험이 있는 민주당에서 왜 집권 할 때 실현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차명진 의원이 주도하는 광교포럼이 발기인 대회를 가지려다 무기한 연기됐다. 일각에선 대선 캠프로 인식하고 있는데.
▲ 나를 좋아하는 분들끼리 광교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와는 관련돼 있지 않은 모임이다. 더욱이 광교포럼을 두고 대선 캠프라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억측일 뿐이다.
-야권 잠룡 중에서 손학규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 김두관 경남지사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 주자 가운데 라이벌을 꼽는다면.
▲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를 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무엇이 유리하다, 불리하다, 라이벌이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대선 출마를 염두해 두고 있다면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출마할 것인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출마할 것인가.
▲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는데 대권과 관련해 떠도는 나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전해 주기에 과거 이인제 지사의 사례를 되물어 본 것뿐이다. 2011년은 본격적인 민선5기 경기도정이 펼쳐지는 해다. 대통령 임기가 2년여 남아 있는 이 상황에서 대선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차기 대권 하마평에 본인을 포함해 오세훈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 3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칫하면 3명의 광역단체장 재보선이 내년 개최될 수도 있는데.
▲ 가정을 근거로 답변한다는 것이 어색하긴 하지만, 대선이란 본인이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 시대의 정신, 역사의 부름 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2011년 신묘년이 밝았다. 새해 도정 목표와 대한민국 청사진의 일단을 밝혀 달라.
▲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최전방 접경지인 경기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안보태세 확립, GTX사업 본격 추진을 새해 도정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통일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염원이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김문수 약력
▲ 1951년생
▲ 경북 영천군 태생
▲ 경북고/서울대 경영학 학사
▲ 금속노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 제15~17대 국회의원(부천 소사구)
▲ 민선 4기 경기도지사
▲ 민선 5기 경기도지사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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